“알리익스프레스에서 5만원짜리 원피스를 분명 사진까지 다 확인하고 주문했는데, 막상 집에 온 건 꽃무늬 천조각이었다. 걸레로도 쓸 수 없는 물건이었다. 환불을 요구했으나 10일 넘게 답을 받지 못했다. 중국계 이커머스 몰에선 맘에 안 들면 버려도 그만인 물건만 주문해야 한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지난달 말 한 소비자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중국계 이커머스 업체들을 이용해 본 소비자들은 잘못된 물건이 배송되거나, 품질에 문제가 있는 상품을 받아도 교환이나 환불을 쉽게 받을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한다. 이 업체들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총알 배송’ ‘무료 배송’을 강조하면서 빠른 구매를 유도하지만, 정작 교환·환불엔 누구보다 느리고 복잡한 절차를 밟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상품 교환·환불에 짧게는 3~4일, 길게는 1주일 정도의 시간을 거치는 것과 달리 중국계 이커머스 업체에서 구매한 상품을 환불받으려면 지난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먼저 상당수 판매자는 받은 상품 자체를 ‘중국에 다시 보내달라’고 요구한다. 상품을 받기 전에 환불해줄 수 없다는 식이다. 또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에선 판매자에 따라 소비자가 지불한 관세를 환급해준다는 명목으로 각종 구매·반품·반송 확인 서류는 물론이고, 환불 증빙 자료, 통장 사본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를 이용했던 소비자들이 1372 상담센터를 통해 제출한 불만 건수는 지난 2022년 93건에서 1년 만에 465건이 돼 5배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이 중에선 특히 가방, 벨트, 의상 등을 구매했다가 품질 불만족으로 환불 신청을 했으나, 제대로 받지 못해 피해 신고를 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특히 올해 1월에는 150여 건이나 접수됐다. 소비자연맹 관계자는 “피해 건수가 그야말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