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1일 3·1절 기념식에서는 행정안전부가 내건 독립운동가 현수막이 논란이 됐다. 행사 배경으로 대표적 독립운동가 11명의 사진을 내걸었는데, 여기에 이승만 전 대통령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의도적으로 이 전 대통령을 배제한 게 아니다”라고 했지만, 여권에서는 “전 정부의 ‘이승만 지우기’ 기조를 관성적으로 따른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이날 “대한민국에 귀순하고 처음 참석한 3·1절 기념식의 현수막에 아쉽게도 당대의 독립운동가 가운데 한 분이신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진이 보이지 않았다”며 “3·1절 기념식에서 민족자결론 개념을 주장한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 전 대통령의 공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태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독립운동사(史)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지워버리면 대한민국 건국의 정통성이 사라지게 된다”고 했다.
이날 행안부는 안창호, 김구, 유관순, 이봉창, 이회영, 박은식, 안중근, 김규식, 민영환, 신채호, 윤봉길 의사 등 11인의 사진을 내걸었다. 독립운동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보훈처는 앞서 3·1절을 맞아 독립운동가 15인의 흑백 사진을 컬러로 복원해 공개했는데 이때는 이 전 대통령이 포함됐었다. 하지만 행안부는 이승만을 빼고 자체적으로 주요 독립운동가를 선정했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3·1절 행사는 행안부 소관이지만 이 전 대통령이 빠진 건 솔직히 아쉽다”며 “훈격으로 보나, 임시정부 초대 국무총리와 초대 대통령을 역임한 위상으로 보나 독립운동에서 이 전 대통령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했다.
‘이승만 지우기’ 논란은 주로 지난 정부에서 벌어졌던 것이다. 2021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하와이를 찾아 독립유공자들에게 건국훈장을 추서하면서 연설을 했는데, 하와이에서 20년 이상 독립운동을 한 이승만 전 대통령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2019년 임시정부 수립 100년 때는 정부가 서울 도심에 10명의 독립운동가 초상화를 내걸면서 임정 초대 대통령을 지낸 이승만을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