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가격이 뛰어 ‘금(金)겹살’이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강원 홍천군 돼지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발생해 추가 가격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야생멧돼지가 아닌 사육농가에서 ASF가 확인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삼겹살 100g의 소비자가격은 28일 기준 2934원으로, 한 달 전(2543원)보다 15.4%, 상승했다. 1년 전(2462원)보다는 19.2% 올랐다. 삼겹살 값은 당분간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전 세계적인 육류 가격 상승으로 수입 축산물 값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축산물 수입가격지수는 154.5(2015=100)로 전월보다 1.4%, 1년 전보다 39%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수입 냉동 소고기가 1년 전보다 55.6% 올랐고, 이어 냉장 소고기(42.5%), 닭고기(37.2%), 돼지고기(13.9%) 순이다. 국제곡물 가격 급등, 육류 소비 증가,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하락한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ASF가 확산할 경우 돼지고기 공급에 차질이 빚어져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면 이를 대체하는 소고기, 닭고기 등 다른 축산물 가격도 덩달아 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6일 강원 홍천군 돼지농장에서 ASF가 확인되자 전 두수(1175마리)를 살처분하고, 48시간 동안 경기·강원 축산시설에 대해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내렸다. 농식품부는 다만 “5월 현재 국내 돼지 공급량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돼지고기 공급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는 5월 도축 마릿수가 평년(143만 마리), 전년(143만9000마리)보다 각각 6.3%, 5.6% 많은 152만 마리 수준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ASF와는 별개로 최근 급등한 돼지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소비쿠폰을 활용한 돼지고기 할인 행사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축산 농가에 대한 특별사료구매자금 지원 확대를 포함하는 등 공급 확대 방안도 이번 2차 추경안에 포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