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에 비를 뿌린 장마전선이 남하(南下)하며 27일 제주와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다시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25일 시작된 장맛비는 27일 오후부터 소강 상태를 보인 뒤 28일 한반도를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비가 그친 28일 전국에 낮 기온 30도 이상 폭염이 찾아오겠지만, 29일부터는 새로운 정체전선이 두 번째 장맛비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전까지 전국에 가끔 비가 내리고, 제주와 남부 지방엔 시간당 20~60㎜의 강한 비가 내리겠다. 26~27일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 50~200㎜, 중부·남부 지방 30~100㎜ 등이다.
29~30일 우리나라 전역에, 다음 달 1일 남부 지방과 제주도에 비가 예상된다. 문제는 이 정체전선이 동서로 길이는 길고, 남북으로 폭은 좁은 형태라는 점. 이런 경우 정체전선 아래 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 침수 등 피해가 커질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같은 서울이라도 동네에 따라 강수량 편차가 클 수 있다”고 했다. 작년 8월 8일 서울 곳곳이 물에 잠긴 집중호우 때도 정체전선이 한강 이남 지역에 머물면서 동작구와 서초·강남구 등에 비가 집중됐고, 관악구에선 도림천이 넘쳐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한편, 25~26일 내린 비로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26일 새벽 3시쯤 광주광역시 서구 신세계백화점 인근 도로에서 운행 중이던 카니발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져 인도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날 경북 영양군 일월면과 안동시 와룡면에서는 강풍에 나무가 쓰러져 한때 도로가 통제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서울 청계천과 성북천, 정릉천, 우이천 등 하천 4곳의 출입이 통제됐다. 서울시는 “15분당 2㎜ 이상 비가 오기 시작하면 곧바로 다시 통제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목포와 완도에서는 10개 항로 15척의 선박 운항이 통제되기도 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3시 위기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