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벚꽃 축제 현장에서 매년 반복되는 ‘바가지요금’ 문제가 올해도 논란이다. 지난달 국내 최대 벚꽃 축제인 경남 진해 군항제에서는 꼬치 어묵 2개를 1만원에 판매해 논란이 됐다. 메뉴판에는 ‘6개 1만원’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실제론 2개에 1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군항제에 다녀온 조모(44)씨는 “음식뿐 아니라 얼음물은 1병 5000원, 캐릭터 비닐 풍선은 2만원에 팔더라”면서 “그나마 편의점이 가격을 안 속이는 거 같아 나중엔 편의점만 이용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제주도에서 열린 벚꽃 축제에 다녀온 관광객들로부터도 ‘비싸다’는 후기가 여럿 올라왔다. 이 축제에선 치킨 1마리를 3만원, 반 마리를 1만5000원에 팔았다고 한다. 한 관광객은 “달고나(설탕과자) 한 판에 5000원을 받아 요즘 물가를 고려해도 너무하다 싶었다”고 했다. 이 밖에도 닭강정 10여 조각과 감자튀김 몇 개를 1만5000원에 판 경북 경주 벚꽃 축제, 돼지고기 서너 점이 들어간 여의도 ‘1만원 제육덮밥’ 등이 온라인에서 알려지며 ‘바가지’를 씌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역 축제 때마다 ‘바가지요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봄꽃 축제를 앞둔 지방자치단체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5~10일 벚꽃 축제를 여는 강원 강릉시 관계자는 “물가를 점검하는 대책 상황실, 단속하는 점검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전북 남원시는 15일 ‘바래봉 철쭉제’와 다음 달 10일 ‘제94회 춘향제’ 등 축제를 앞두고 ‘축제 부당요금 합동대응반’을 운영하기로 했다. 5일 남원시는 “최근 봄꽃 음악회를 겨냥해 전국을 돌며 장사하는 뜨내기 상인이 불법으로 음식을 판매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남원경찰서에 형사 고발 조치하는 등 바가지요금과 불법 영업을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 17~26일 장미 축제를 여는 전남 곡성군은 부당한 가격 요구가 없도록 ‘물가 모니터링 팀’을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