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새 내각이 지난달 31일 출범했다. 마무드 아바스 PA 수반은 이날 무함마드 무스타파 총리가 제출한 내각 구성안을 승인했다. 장관 23명 중 4명이 여성이고 6명이 가자지구 출신이다. 팔레스타인 하면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뒤 지금까지 전쟁을 하고 있는 가자지구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가 먼저 떠오르는데, PA는 하마스와 무슨 관계이며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Q1. PA는 무엇인가?
PA의 전신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다. PLO는 이스라엘에서 분리 독립을 외치며 1964년 창립된 무장 단체로, 이스라엘을 향한 무장 테러로 악명이 높았다. 1988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을 선포한 PLO는 이후 이스라엘을 독립국가로 인정한다는 온건 노선으로 변경했고, 1993년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자 국가를 세우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골자로 하는 ‘오슬로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당시 PLO를 이끌던 야세르 아라파트는 이스라엘 지도자들과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PLO는 오슬로 협정에 따라 따로 떨어진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자치권을 각각 넘겨받게 됐고, 이 지역들에 자치권을 행사할 공식 정부인 PA가 1994년 7월 출범했다. PA를 이끌고 있는 집권당은 ‘파타’다.
Q2. PA와 하마스의 관계는?
하마스는 무장 단체이면서 정당의 성격도 갖고 있다. ‘파타’가 두 국가 해법에 따라 이스라엘과의 공존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이스라엘을 없애야 할 세력으로 간주해 무장투쟁을 중시한다. 하마스는 제1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의 대이스라엘 민중 봉기)가 벌어지던 1987년에 창립된 뒤 줄곧 무장투쟁 노선을 고수하며 파타의 온건 노선과 충돌했다. 이슬람 근본주의와 강력한 반서방·반이스라엘 노선을 추구해온 하마스는 2006년 팔레스타인 지방선거 때 가자지구에서 크게 이기며 통치 세력으로 지위를 굳혔다. 이후 PA와 충돌이 격화하면서 이듬해 완전히 갈라섰다. 이후 팔레스타인은 서안지구는 PA가, 가자지구는 하마스가 분할 통치하는 구도가 굳어졌다. 국제사회는 PA를 팔레스타인의 유일한 합법적 통치 세력으로 간주한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도 팔레스타인 측과 대화할 때는 PA 인사들과 만난다. 한국도 팔레스타인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소를 서안지구 라말라에 두고 있다.
Q3.장관들은 왜 싹 바꿨나?
미국 등 서방 일각에서는 이번 전쟁이 이스라엘의 승리와 하마스의 항복 혹은 궤멸로 끝난다면, 가자지구의 통치권은 PA에 넘어가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PA가 합법 정부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주민들의 신망을 많이 잃었다는 점이다. 야세르 아라파트와 후임 마무드 아바스로 이어지는 장기 집권 체제 속에 행정은 비효율적이고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할 수 있었던 것도 PA와 파타의 부패와 무능에 신물난 주민들을 이슬람주의와 선심성 복지 사업으로 공략해 민심을 얻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PA의 부패와 무능을 일신하는 데 주력해왔고, 이번 개각도 미국의 압박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가자 출신을 대폭 기용한 것도 향후 가자 통치를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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