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공인구 /연합뉴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은 6일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와 벌인 대회 전 첫 공식 연습 경기에서 2대4로 패했다. 경기는 졌지만, 투수들은 대회 공인구 적응을 어느 정도 마친 모습이었다. 투수 8명이 등판해 9안타를 내줬으나 볼넷은 1개만 내주는 등 제구력은 나쁘지 않았다.

WBC에서는 MLB(미 프로야구) 공인구인 롤링스사(社)의 공이 사용된다. 이 공은 KBO(한국야구위원회) 공인구보다 표면이 매끄럽고 실밥의 높이가 0.4㎜가량 낮아 공에 회전을 주기가 비교적 어렵다. 빠른 공보다는 변화구에 강점을 보이는 한국 투수들이 제구력 난조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이유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전지훈련 때만 해도 구창모(NC), 정우영(LG) 등이 공인구 적응에 애를 먹었다.

KBO는 지난해 시즌이 끝난 직후부터 대표팀 투수들에게 WBC 공인구를 나눠줘 일찌감치 적응하도록 했다. 선수들은 식사와 휴식 중에도 공을 손에서 놓지 않으며 적응에 매진했다. 오릭스전에 등판한 소형준(KT)은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로진을 롤링스사 제품으로 바꾸고 나서 괜찮아졌다. 적응은 이제 다 된 것 같다”고 했다. 김원중(롯데)은 “미끄러운 느낌이 줄었다. 이제는 공인구로 핑계를 댈 시기는 지났다”고 말했다.

공인구 적응을 마쳐 안정된 제구력을 보인다면 실전에서 오히려 우리 투수들에게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MLB에서 뛰었던 김광현(SSG)은 애리조나 훈련 당시 “직구를 던지면 컷패스트볼처럼 휘는 경향이 있어서 미국에서 결정구로 활용할 때가 있었다”며 “이번 대회에서도 잘 활용하겠다”고 했다. 고영표(KT)는 일본 출국 전 고척 훈련에서 “WBC 공인구가 (실밥 높이가 낮은 대신 넓어서) 브레이킹볼을 던지기에 더 유리한 것 같다. 변화구가 더 많이 꺾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