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이사회가 7일 차기 CEO(최고경영자) 후보로 윤경림(60)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내정했다. 새 CEO 확정 여부는 이달 말 열리는 KT 정기 주주총회 때 찬반 표결로 판가름날 예정이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이 지난 2일 윤 사장을 거명하면서 “구현모 현 대표가 자신의 아바타인 윤경림을 세웠다는 소문도 무성하다”고 비판한 만큼 3월 말에 열리는 주총 통과 여부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이날 KT 이사회는 대표이사 후보 심사위원회를 열어 압축 후보 4명을 심층 면접한 결과 윤 사장을 주총에 올릴 CEO 단독 후보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강충구 이사회 의장은 “윤 사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문성을 바탕으로 KT가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적 관계를 형성함은 물론, 궁극적으로 주주 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최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1963년생인 윤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경영과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하나로통신을 거쳐 지난 2006년 KT에 신사업추진실장으로 입사한 뒤, 미래융합추진실장, 글로벌부문장 등 요직을 거쳤다. CJ 부사장과 현대자동차 부사장(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장)을 지낸 경력도 있다.
하지만 지난 2일 국회 과방위 소속 여당 의원 5명은 현재 사내이사인 윤 사장을 거명하면서 “이사회 현직 멤버인 만큼 심판이 선수로 뛰는 격이어서 출마 자격이 없다” “구 대표가 (CEO 후보를) 사퇴하면서 자신의 아바타인 윤경림을 세웠다는 소문도 무성하다”고 작심 비판했다. 구 대표가 자기 뒤를 봐줄 적임자로 윤 사장을 골랐다는 것이다.
3월 말 주총에서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10.35%)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KT 전체 지분의 33%를 차지하는 국내 소액주주들과 지분 44%를 차지하는 외국인 주주들이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만약 윤 사장 선임안이 부결되면 이사회는 원점에서 CEO 후보를 다시 선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