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국회의원(왼쪽)이 김경 서울시의원 후보의 유세차에 올라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photo 강선우 의원 블로그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1억원의 공천헌금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 의원을 소개받기 위해 강서구 지역 정치권 인사를 찾아다닌 정황이 확인됐다. 이때만 해도 김 시의원은 강 의원과 일면식도 없거나 적어도 그에게 공천을 부탁할 정도의 인연이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주간조선 취재에 따르면 당시 김 시의원은 강서구청장 출마를 준비하던 민주당 인사를 직접 찾아가 강선우 의원을 소개시켜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했다. 이후 김 시의원은 다른 경로를 통해 강 의원을 알게 됐고,곧바로 공천을 받아 시의원이 됐다. 김 시의원은 처음 찾아갔다 거절당한 인사에게 “강 의원을 소개시켜주면 구청장 출마를 돕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서울시당 소속의 한 관계자는 주간조선에 “지난 지방선거가 열리기 전인 2022년 3월경 서울시의회 비례대표였던 김 시의원이 강서구 소속 정치인 A씨에게 두 번 찾아갔다”며 “찾아가서는 ‘강선우 의원을 소개시켜 달라. 그러면 강서구청장 도전하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김 시의원은 A씨를 만나기 위해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으로 찾아갔고, A씨의 옆에 앉아서 강선우 의원을 소개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우리 지역에 다른 후보들도 많다’라는 취지로 해당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시의원은 결국 5월경 시의원 후보로 단수공천을 받았고, A씨는 구청장 후보에서 컷오프됐다.

A씨는 약 30년 이상 강서구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구·시의원 출신으로,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역 기초자치단체 의원직을 맡고 있었다. 해당 연도를 포함해 과거부터 강서구청장 후보로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기도 했다. A씨가 컷오프된 후 민주당은 2019년경부터 정치에 입문한 김승현 전 후보를 구청장 후보로 최종 발탁했다. 이에 대해 21대 국회의원 출신의 한 여권 인사는 “(A씨는) 해당 지역구에서 정치 기반이 탄탄한 인물이고 당연히 유력한 (구청장) 후보로 꼽혀 공천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었다”며 “김 시의원의 1억 헌금 논란 소식을 듣고 상당히 분노하고 억울해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김 시의원이 단수공천되면서 또 다른 강서구 민주당 인사 B씨가 컷오프된 것과 관련해서도 민주당 내부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B씨가 컷오프된 후 당에 이의신청을 했으나 현재까지 당으로부터 회신이 없었다는 것이다. A씨 역시 B씨와 동일한 시점에 이의신청을 제기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의원과 동일한 선거구 시의원 후보 경선에 출마한 B씨는 2022년 이전부터 강서구에 연고를 둔 인물로, 강서 지역사회 관련 추진위원 등 해당 연고에서 지속적으로 사회활동을 해왔다.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강서 지역 정책자문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강서구의회 소속 한 구의원은 “B씨가 컷오프 당시 상당히 억울해했다”며 “사실상 강서구와 관련성이 전무했던 김경 (당시) 후보가 공천을 받을 만한 이유를 찾지 못했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대해 앞서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측은 “당내 경선을 위한 당원 이의신청 과정에서 처리결과는 별도로 통보하지 않는다”며 “이의신청이 인용된 경우에는 수정된 정보가 명부에 반영된다”고 공지했다.

無연고 김경, 강서 토박이 꺾고 단수공천

앞선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강서 지역구 한 관계자는 “강서구에서 특히 공천 과정 비리와 스폰서 의혹이 심각하게 불거지고 있다”며 “지역에서 연고가 없는 인물들끼리의 유착이나 금전 거래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김 시의원의 경우 2018년 서울시의회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했고, 2022년 지방선거에서 강서구 제1선거구로 지역구를 정했다. 여권 관계자는 “김 시의원은 본적이나 고향이 강서구가 아닌 것으로 안다”며 “컷오프됐던 B씨도 그 부분에 대해서 억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선우 의원 역시 출생지와 연고가 대구광역시로 알려져 있다. 2020년 총선에서 공천을 신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연고가 없는 강서갑 경선에 뛰어들었고 당선까지 이어졌다. 이어 관계자는 “김경-강선우 1억 논란은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권 인사는 “A씨가 컷오프되고 시민공천배심원제를 통해 다른 후보가 선택을 받았는데 이 제도에도 문제가 많았다”고도 말했다. 과거 2010년 지방선거에서 도입된 시민공천배심원제는 전문심사단, 권리당원, 국민심사단 등이 일정한 비율로 참여하여 진행되는 경선 방식이다. 도입 이후 배심원단 매수 의혹, 지역 인사들로부터의 로비 문제로 잠정 폐지된 제도다. 실제로 해당 후보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2024년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강 의원과 김 시의원을 둘러싼 ‘1억 공천헌금’ 의혹은 최근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가 본격 수사에 착수하면서 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김 시의원은 사건이 배당된 2025년 12월 31일 미국으로 출국한 것이 확인됐고, 경찰은 법무부에 ‘입국 시 통보’ 조치를 요청해 귀국 시 곧바로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발인 조사도 병행돼 국민의힘 소속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등이 조사를 받았으며 수사당국은 관련인들에 대한 계좌추적·통신조회 등 강제수사 전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지역구 내부에서는 1억원 수수 당사자로 지목돼 경찰 조사를 받은 강 의원의 전직 보좌관 C씨가 억울할 것이란 반응도 나왔다.

강서구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강서구 지역 정치권 인사 몇몇이 C씨 주변 인물들에게 ‘왜 (C씨가) 혼자 독박을 쓰려 하나’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여당 출신의 한 강서 지역구 인사는 “1억원을 강선우가 받은 것이 아니라면 김병기 대표에게 그렇게 울면서 전화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며 “본인이 관계된 것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반응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C씨는 지난 1월 6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장시간 조사받는 과정에서 “돈을 받은 적 없다”고 말하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에서도 강 의원과 김 시의원에 대한 의혹을 지속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아직까지 강선우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지 않은 것은 설명이 안 된다”며 “김경은 동귀어진 전법으로 강선우를 위협하여 결국 공천을 따냈다”고 주장했다.

▷더 많은 기사는 주간조선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