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리포터'에는 몸에 투명 망토를 두르면 얼굴만 둥둥 떠다니는 장면이 등장해요. 머지않아 영화 속 장면이 현실이 될 것으로 보여요. 9월 6일(현지 시각),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쥐를 투명하게 만드는 실험에 성공했거든요. 우리는 몸 안에 있는 수천 개의 혈관과 각종 장기를 눈으로 볼 수 없어요. 수많은 빛이 우리 몸속에 있는 수많은 세포와 부딪치면서 여러 방향으로 마구 흩어지는 산란(散亂)이 일어나기 때문이죠. 이때 우리 몸 안에 있는 지방, 단백질마다 빛이 꺾이는 굴절률(屈折率)도 모두 달라 우리 눈엔 몸속이 보이지 않는 거예요. 연구팀은 우리 몸속에 있는 모든 요소의 굴절률을 똑같이 만들면 투명하게 보일 거라는 재미난 상상에서 실험을 시작했어요. 연구팀은 '타르트라진(tartrazine)'이라고 불리는 노란색 색소에 주목했는데요. 이 색소는 빛을 모두 흡수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 색소는 빛이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지 않도록 모아 우리 눈으로 몸속이 보이게 한다는 건데요. 실제로 연구팀이 이 색소를 쥐의 머리에 문지르자, 뇌혈관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또 쥐의 배에 색소를 문질렀더니, 심장과 폐 등 장기가 보였죠. 쥐에 발린 색소는 물로 씻어내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어요. 또 로션처럼 피부에 흡수된 색소 일부는 쥐의 소변으로 모두 나왔답니다. 몸에 해롭지 않은 이 색소는 머지않아 사람에게도 활용될 예정이에요. 몸이 아픈 환자에게 색소를 발라 수술 없이도 병을 알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는 겁니다.
산란(散亂): 빛이 물체와 부딪치면서 여러 방향으로 마구 흩어지는 현상. 파란색처럼 무지개 계열 뒤쪽에 자리한 색일수록 산란이 더 많이 일어난다.
굴절률(屈折率): 빛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통과할 때 생기는 빛의 속도 비율. 큰 굴절률일수록 물체를 통과하는 빛의 속도가 더 느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