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나뭇가지 사이로 드러난 새둥지와 산길에 남아 있는 눈이 아직 녹지 않은 2월의 숲. 가장 낮은 곳에서 최초로 육상생활에 적응한 초록빛 이끼가 눈에 띈다.
솔이끼는 우산이끼와 함께 대표적인 선태식물(蘚苔植物)로 암수딴그루다. 암그루는 줄기 끝에 홀씨주머니(포자낭)가 달려있고, 수그루는 줄기 끝에 잎만 있다.
짙은 초록빛 줄기는 5~10㎝에서 길게는 30㎝까지 곧게 서고, 약 6~8㎜ 정도의 뾰족한 잎은 줄기에 나선형(螺旋形)으로 빽빽이 난다. 헛뿌리는 가느다란 실 모양으로 흰빛을 띠고 뿌리, 줄기, 잎의 구별이 뚜렷하지 않다. 산속의 그늘진 습지나 바위 틈, 나무껍질 등 햇빛이 비치지 않는 곳에서 모여 자란다. 다른 이끼류와 마찬가지로 높게 자라지 않고, 전체적으로 짙은 녹색 빛을 띠며 소나무에 솔잎이 달린 모양과 닮았다.
솔이끼는 그늘지고 습한 곳을 좋아하지만, 햇빛이 내리쬐는 곳에서도 살 수 있어서 거의 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살고 있는 흔한 이끼류다. 포자가 바람에 실려 떠다니다가 살기에 적당한 곳에 다다르면 정착하여 3~5년, 또는 최대 10년까지 산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