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물 인터넷 센서들이 지상이나 해양에 위치가 고정된 형태로 있는 데에 반해 드론은 필요한 시점에 위치를 옮겨 가며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드론이 공중에서 획득하는 데이터는 인간의 시각을 뛰어넘는 방대한 스펙트럼의 빅데이터다. 따라서 종전에 수집하기 어려웠던 형태의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빅데이터 분석 또는 인공지능 학습을 위한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드론 안에 인공지능 모델을 탑재해 드론이 데이터를 수집하는 그 순간 실시간으로 인공지능 판단을 하며 용역을 수행할 수도 있다. 이러한 기능을 활용한다면 앞으로 드론은 더욱 다양한 분야와 융합돼 복합적인 기능을 구현할 것이다.
당신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30분 안에 그것을 바로 받을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멀지 않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아마존은 2013년 세계 최초로 드론 배송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에어를 선보였다. 드론은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도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전보다 더욱 짧은 시간 내에 제품을 배달할 수 있게 됐다. 아마존 프라임 에어는 배송용 드론을 이용해 반경 16㎞ 이내에 있는 고객에게 제품을 30분 내로 배달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우정사업본부가 드론을 활용해 고흥에서 4㎞ 떨어진 득량도에 우편배달을 성공한 사례가 있다.
재난 현장은 위험하므로 구조대원이 직접 확인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드론을 활용하면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현장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해 화재의 규모나 확산 경로 등을 신속하게 상황실에 전달할 수 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전보다 신속한 구조활동이 가능하다.
● 농업:
사람이 직접 종자를 파종하고 병해충을 방제하거나 헬리콥터를 이용하는 것이 기존 방식이다. 헬리콥터를 사용하면 사람이 직접 작업을 하는 것보다 빠른 시간에 작업을 끝낼 수 있지만, 농약을 필요한 지역 인근까지 무분별하게 살포해 비용이 낭비되고 토양이 오염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드론을 활용하면 필요한 지역에만 농약을 정확하게 살포할 수 있기 때문에 낭비를 줄이고 환경오염 문제도 최소화할 수 있다. 농업 선진국인 미국에서는 드론에 부착된 열화상 카메라로 농지 면적당 최적의 질소비료 필요량을 계산해 낸다. 또한 드론에 탑재된 사물 인터넷은 농장의 상황 정보를 수집해 생산성을 극대화한다. 스마트팜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드론을 활용하면 각 분야에서 획기적인 결과를 끌어낼 수 있다. 미래의 드론은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과의 결합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서 더욱 발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관련 법규와 사회적 제도 마련도 필요하다. 드론은 지리적 한계 때문에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장소를 날아다니며 렌즈에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 문제가 우려된다.
드론의 사생활 침해 가능성은 어느 영상 정보 처리 기기보다 크다. 일반적인 영상 정보 처리 기기와 달리 드론은 사람의 시야가 미치지 않는 공중에서 촬영하기 때문에 잘 포착되지 않는다. 더구나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와 녹음 기능은 더욱 정교해지고 있으며, 저렴한 보급형 드론이 시장에 확대되고 있다.
이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타인의 사생활을 촬영하고, 이를 불법적으로 악용할 수 있게 된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서는 드론을 영상 정보 처리 기기로 분류하지 않는다. 개인정보보호법에서는 영상 정보 처리 기기를 '일정한 공간에 지속적으로 설치돼 사람 또는 사물의 영상 등을 촬영하거나 이를 유·무선망을 통해 전송하는 장치'로 정의하고 있다.
결국, 드론처럼 움직이는 영상 기기에는 개인정보보호법이 미치지 않는 법의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셈이다. 제도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드론의 카메라와 위치 정보를 직접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현행법은 미비한 상태다.
최근 드론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산업 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 마련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에 따르는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