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궐 作 ‘해를 품은 달’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은 시청률 42.2%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드라마는 작가 정은궐의 소설을 원작(原作)으로 한 것이다. 조선시대 가상의 왕과 액받이 무녀의 사랑을 그린 역사 로맨스다. 조선의 젊은 왕(王) 이훤은 호위무사 제운과 함께 온양행궁 근처에서 미행(微行)하다 비를 피해 한 민가에 들어갔다. 거기엔 아름다운 무녀(巫女)가 있었다. 왕이 정체를 숨겼는데도 여인은 예(禮)를 갖춘다. 여인에게서는 은은한 난향(蘭香)이 풍겼다.

"아! 이 향은?" 방 안 가득히 은은한 난향이 차 있었다. 훤은 고개를 갸웃하였다. 아까 느꼈던 향이 이곳에 있는 게 요상하지 않은가. (중략)

"소녀, 인사 여쭙사옵니다." 짧은 말을 흘리는 목소리는 천상의 것인 양 마음속을 울리며 방 안 가득 난향과 더불어 퍼졌다가 사라졌다.

훤은 여인의 이름을 묻지만 그녀는 인연으로 묶일 수 없다며 이름을 알려주지 않는다. 궁에 돌아온 훤은 월을 잊지 못해 제운을 시켜 찾지만 행방이 묘연하다. 왕이 그녀에 대한 그리움으로 지쳐 건강까지 나빠지자 관상감 교수들은 왕의 액(모질고 사나운 운수)을 대신 받아낼 액받이 무녀를 불러들인다. 은밀히 왕의 액받이 무녀가 입궁하는데, 그 무녀가 다름 아닌 월이었다. 월은 매일 밤 왕의 곁을 지켰고 왕은 건강을 되찾아갔다.


좌우는 대칭, 상하는 다른 난초꽃

난 또는 난초는 난초과 식물을 통칭한다. 3만여 종(種)이 학계에 알려져 있으며, 식물군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난초과 식물은 잎이 나란히맥이고, 꽃은 좌우(左右) 대칭이나 상하(上下)는 다르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난은 편의상 동양란, 서양란, 자생 난초들로 구분된다. 잎과 수수한 꽃 모양을 가지며 은은한 향기가 나는 게 동양란이다. 호접란처럼 색과 모양이 화려한 것은 서양란이다.

[어린이조선일보] [마음으로 듣는 &#39;문학과 꽃&#39; 이야기] 춘란·한란 등 3만여 종… 난, 다 같지 않아요<연재 끝>

가장 청초하지만 음흉한 식물

동양란으로는 흔히 '춘란(春蘭)'이라 불리는 보춘화〈사진〉와 한겨울에 꽃을 피우는 한란(寒蘭) 등이 있다. 영전이나 승진을 축하할 때 보내는 동양란은 대부분 보세란이다. 자생 난초는 꽃 모양에 따라 갈매기·제비·잠자리, 새우·감자·지네발 등 다양한 이름이 붙어 있다. 난초들을 몰래 캐 가는 일이 많아지면서 풍란, 광릉요강꽃 등 멸종 위기에 처한 난초도 많다.

● 문학이 사랑한 꽃들
김민철 지음ㅣ샘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