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상의 세계로 입장하셨습니다
헤드셋을 쓰는 순간 눈앞에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고, 원하는 캐릭터로 변신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상상만 해도 참 신나겠죠?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을 사용하면 뭐든지 가능해집니다. 가상현실은 컴퓨터로 만든 가상 이미지를 마치 실제인 것처럼 느끼고 경험하게 하는 기술을 의미해요.
▷ 가상현실의 3가지 조건
①가상 이미지: '도대체 여기가 진짜야, 가짜야?'라고 헷갈릴 정도로 현실감이 느껴지는 가상의 이미지가 필요해요.
②상호작용: 내가 하는 행동이 가상현실에 실시간으로 반영돼야 진짜처럼 느낄 수 있어요. 이때 중요한 것은 반응속도예요. 힘차게 던진 공이 한참이 지난 후에야 뜬다면 가상현실 속의 공놀이가 그다지 실감 나지 않을 거예요.
③몰입감: 공룡이 살던 시대에서 프로토케라톱스와 신나게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영어 단어 외우는 소리가 들린다면 몰입이 와장창 깨져 버리겠죠?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가 차단될수록 몰입감을 더욱 높일 수 있어요.
▷ 작은 화면으로 만나는 거대한 세계
가상현실에 들어가기 위해선 HMD (Head Mounted Display) 안경이나 헬멧이 필요해요. HMD는 눈앞에서 영상이 보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실제로 화면에 들어간 듯한 생생함을 전달합니다.
세계 최초의 HMD는 1968년 컴퓨터 과학자인 이반 서덜랜드가 만든 '다모클레스의 검'〈사진〉이에요. 이 거대한 헬멧을 쓰고 앞을 보면 네모난 도형이 둥둥 떠다니는 것이 보여요. 머리를 도리도리 움직이면 네모난 도형도 머리의 방향을 따라서 함께 움직이지요. 이 기술을 '헤드 트레킹(머리의 방향을 따라 추적하는 기술)'이라고 불러요. 최초의 헤드 트레킹 기술을 통해 이반 서덜랜드는 가상현실의 가능성을 보여줬답니다. 최근 HMD는 헤드 트레킹에 대한 반응 속도가 빨라지고, 시선의 움직임뿐 아니라 소리의 움직임까지 포착하면서 몰입감을 점점 높여 주고 있답니다.
왕좌의 천장에 매달린 칼을 그리스 신화에서는 '다모클레스의 검'이라고 불렀어요. 이반 서덜랜드가 개발한 HMD 역시 천장에 매달아 사용했기 때문에 같은 별명이 붙게 되었어요.
● 세종대왕이 4차 산업혁명을 만난다면
고수진 글 | 김호랑 그림 | 푸른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