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조선일보] [속담과 함께하는 생물 세상] 수염 흔들며 먹이 찾는 메기… 고양이 닮았네!
[어린이조선일보] [속담과 함께하는 생물 세상] 수염 흔들며 먹이 찾는 메기… 고양이 닮았네!

메기는 메깃과(科)의 민물고기로 몸길이는 30~50㎝에 이른다. 원통형인 몸통 앞부분은 뒤로 갈수록 가늘고 납작해진다. 메기의 커다란 머리는 위아래로 납작하고, 입가에는 두 쌍의 수염이 있다. 가슴지느러미와 등지느러미엔 센 가시가 있는데, 그 끝에 톱날 모양의 날카로운 가시돌기와 독샘이 있어서 찔리면 무척 알알하고 쓰라리다. 메기는 입가에 난 수염을 쉼 없이 흔들어대며 먹잇감을 찾는다. 서양에서 메기를 '캣피시(catfish)'라 부르는 이유는 커다란 머리에 넓적한 입과 길고 하얀 수염이 고양이를 닮았기 때문이다.

메기는 강·저수지·늪지대에 산다. 오염에 잘 견디며 야행성으로 작은 물고기나 새우, 다슬기 따위를 잡아먹는다. 메기는 5~7월경이면 웅덩이나 얕은 물가로 떼 지어 몰려와 짝짓기한다. 암컷은 짙은 초록색 알을 물풀이나 자갈에 낳는다. 우리가 먹는 메기 매운탕의 재료는 토종 메기일 확률이 낮다. 십중팔구 미국 유입종인 '찬넬메기'로 인공 양식이 쉬워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어종이다.

'메기 효과(catfish effect)'란 말이 있다. 옛날 노르웨이에선 먼바다에서 열심히 잡은 정어리가 어시장에 도달하기도 전에 죽어버리기 일쑤였다. 그런데 한 선장은 정어리를 부두까지 팔팔하게 살려 왔다. 그 선장의 물고기 운반 탱크를 열어보니 그 안에는 메기 한 마리가 들어 있었다. 정어리의 천적인 바다 메기가 수조 안에서 슬금슬금 돌아다니면 정어리들은 메기를 피해 이를 악물고 도망친다. 이처럼 강한 경쟁자 덕분에 약한 것들이 싱싱하게 생기를 얻는 게 바로 메기 효과다. 다시 말해 정어리들은 메기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피해 다니고, 그런 몸부림이 정어리를 살아 있게 한 원동력이 된 것이다.

이런 말 들어봤니?

메기가 눈은 작아도 저 먹을 것은 알아본다
아무리 견문(見聞)이 없는 이도 제 살길은 다 마련하고 있음을 이르는 말.

메기 침 흘리듯 한다
가뭄이 들어서 흐르는 강물이 너무 적음을 빗대어 이르는 말.

● 자연과 인문을 버무린 과학비빔밥 2: 동물 편
지성사|권오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