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은 어린이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는 동물입니다. 최근에는 영화 ‘쥬라기 월드’가 500만 관객을 훌쩍 넘기며 공룡에 대한 대중의 사랑이 또 한 번 입증됐는데요. 공룡에 대한 연구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 가지 새로운 가설이 나오고 있죠. 이 중 최근 학계의 주목을 받은 재밌는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티라노사우루스는 조용한 동물이었다?
'공룡의 왕'은 단연 티라노사우루스입니다. 키 4m에 몸길이는 12m에 이르는 거대한 포식자죠. 최근 연구에 따르면, 티라노사우루스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는 '크엉!'하고 포효하지만, 사실 그렇게 울부짖지 못했다고 해요. 소리를 내는 성대가 없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음음'거리는 수준의 소리만 낼 수 있었다고 해요.
1m 정도 되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짧은 앞발에 대한 연구도 새롭습니다. 고생물학자들 사이에서는 앞발의 쓰임새가 난제 중 하나였어요. 누웠다가 몸을 일으킬 때 앞발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몸무게를 버틸 만한 수준은 아니었기 때문이죠. 그러다 지난 2014년 새로운 가설이 나왔어요. 티라노사우루스끼리 서로 끌어안을 때 이 앞발을 사용했다는 주장이죠. 사납게만 보이는 티라노사우르스가 짧은 앞발로 상대방을 꼭 안아주는 모습, 상상이 되나요? 이 연구는 현재 진행 중이며, 조만간 결론이 나온다고 해요.
지구를 비옥하게 만든 공룡의 '똥 폭탄'
덩치 큰 초식공룡의 대표 주자는 '브라키오사우루스'입니다. 기린처럼 목이 기다란 모습을 한 공룡이죠. 이런 거대한 초식공룡들은 어마어마한 양의 똥을 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공룡의 똥은 '분석(糞石)'이라고 불리는 화석으로 남는데요. 2000년 발견된 분석의 경우 길이 1.5m, 너비 40㎝, 두께 10㎝에 이를 정도로 컸어요.
공룡의 똥은 지구를 풍요롭게 만들었어요. 초식공룡들은 배를 채운 뒤 평균 51㎞의 거리를 움직이고 나서 배설을 했다고 해요. 즉 비옥한 땅에서 풀을 뜯고 상대적으로 황량한 곳으로 이동해 배설하면서, 배설물 속 양분이 골고루 흩어지게 됐답니다.
공룡도 방귀를 뀌겠죠? 다만 방귀는 화석 유물로 남을 수 없어요. 그런데 공룡의 방귀를 연구한 학자들이 있어요. 영국 리버풀존무어스대 연구팀은 공룡의 똥화석과 오줌석을 분석해 몸무게 20t인 공룡 한 마리가 하루 1.9㎏의 메탄가스를 배출했을 것으로 추정했어요. 소 한 마리가 배출하는 양의 10배 수준이죠. 이 때문에 공룡이 살던 백악기에는 지구온난화 현상이 이뤄져 무척 뜨겁고 건조한 기후였다고 합니다
닭이 공룡의 후손이라고?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공룡은 1000종이 훌쩍 넘을 정도로 다양해요. 포켓몬보다 많은 숫자죠.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공룡을 연구하는 고생물학자들은 뜻밖의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1970년대 공룡학자 존 오스트롬은 육식공룡 데이노니쿠스와 조류의 손목뼈 구조가 같다는 것을 발견하고 '새가 공룡에서 진화했다'는 논문을 발표했어요. 당시 다른 학자들은 이 가설에 황당해하며 비아냥거렸죠.
이후 1990년대 중국 랴오닝성 등지에서 깃털 달린 공룡이 발견되면서, 새의 공룡기원설에 힘이 실렸어요. 최근에는 영국 켄트대 연구팀이 닭·칠면조·잉꼬·금화조 등 조류 21종의 게놈을 비교 분석해 닭의 유전체가 육식공룡에서 진화한 시조새와 가장 비슷하다는 결론을 얻었어요. 닭, 비둘기, 티라노사우루스가 모두 공룡이란 얘기죠. 이상할 거 없어요. 인간, 고래, 코끼리 등도 생김새는 제각각이지만 모두 포유류라고 부르고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