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생선이 있어요. 바로 '명태'예요. 별칭이 수십 가지인 물고기는 명태뿐일 거예요. 눈을 맞고 꼬득꼬득 말린 명태는 '황태'로 불리고 물이 촉촉하면 '생태', 얼리면 '동태'라고 불려요. 명태를 바짝 말린 북어를 쫙쫙 찢어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정말 일품이에요. 반쯤 말린 코다리로 요리한 찜이나 어린 명태를 말린 노가리는 서민들의 애환을 달랬어요. 명태 알은 명란젓과 알탕으로 창자는 창난젓으로 식욕을 돋웠어요.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의 한 황태덕장. 명태는 겨우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노란 빛깔의 황태로 변한다.

명태는 등이 푸르고 배는 은빛이에요. 치어는 남조류가 많이 자라는 얕은 바다에 살다 몸집이 커지면 수심 200~600m로 이동해 작은 물고기나 갑각류 등을 먹으며 살아요. 바닷물 온도가 내려가는 겨울 산란기에는 얕은 바다나 해수면 가까이 나타나기도 해요.

명태의 쓰임새는 정말 다양해요. 생선의 나라인 일본조차도 어묵 재료로만 쓰던 명태가 한국에서는 맛난 요리로 빛을 발하고 있어요. 명절 상에도 명태와 대구의 하얀 살로 만든 전이 고기 전과 함께 올라요. 맥도날드 생선버거도 대구가 줄어들어 명태를 쓰고 있고요.

어린 명태인 노가리를 마구 잡아내면서 동해에 명태 씨가 말랐다는 이야기가 돌곤 했어요. 하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류 변화로 명태가 동해를 떠났다는 해석도 있어요. 대부분의 어류는 어린 시절에 99.9% 이상이 잡아먹히거나 죽거든요. 그러나 어장이 잘 알려진 곳이 많고 잡아내는 기술이 발달해서 우리나라 동해를 포함한 여러 곳의 명태가 사라지는 것이라 보는 게 더 타당해 보여요.

명태는 한류성이라 아직 러시아나 북미, 유럽 북쪽 바다에서는 많이 잡혀요. 이렇게 많은 명태도 2008년쯤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멸종 위기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수입한 명태로 황태와 북어도 만들어요. 노가리도 귀해져 2014년에 일본 원전사고가 있었던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은 노가리를 트럭 30대분이나 수입해 국내시장에 팔아치운 업주가 잡혀 징역형을 받기도 했어요.

우리나라에서 거의 잡히진 않지만 국민 생선인 명태는 아무래도 국산이 좋겠지요. 최근 국립수산과학원에서 명태 양식에 성공하면서 치어 생산을 늘리고 어장을 잘 보호하면 동해 명태가 조금씩 많아질 거예요. 우리 기술로 동해에서도 명태의 지속 가능한 어획이 어서 이뤄지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