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들어 제비 보기가 쉽지 않아요. 초가집과 기와집 처마에 흔히 있던 제비집도 지금은 찾기 어려워요. 그 많던 제비는 다 어디로 간 걸까요?
제비는 사람과 붙어살아요. 사람이 만든 집과 구조물에 비를 피할 수 있게 흙과 풀을 섞어 집을 짓죠. 제비는 벌레와 곤충이 널린 소 목장에 많이 나타나요. 특히 여러 가지 작물이 재배되는 곳과 가축 목장이 혼재된 곳을 좋아해요. 한 가지 작물만 재배되는 농지는 그리 좋아하진 않아요. 곤충이 풍부하고 종이 다양한 곳에 먹이가 많거든요. 우리 논에 제비가 많았던 것은 그만큼 논에 곤충이 널려 있었고, 습지와 논도랑에도 곤충과 벌레가 많았기 때문이에요.
잘 알다시피 제비는 날렵한 새에요. 참새와 같은 참새목에 속해 있어요. 제비는 지면에 5㎝ 정도 근접해서도 매끈하게 날아요. 보통은 아파트 높이보다 낮게 날아다니지만 수천㎞를 날아갈 때는 하늘 높이 날아가곤 해요. 제비는 공중에서 잠자리, 하루살이 등 나는 것을 잽싸게 물어가요. 그러곤 제비집에 있는입을 쩍쩍 벌리는 새끼들에게 먹이를 날라준답니다. 사람과는 달리 쉴 새 없이 먹이를 물어 나르는 제비는 정말 가정적이고 본받을 점이 많은 것 같아요.
방울토마토 정도의 무게지만 제비는 날개를 펴면 12㎝가 넘어요. 날개를 접고 전선에 줄줄이 앉으면 옥수수를 줄줄이 꿰어놓은 듯해요. 날 때는 연미복을 입은 어떤 춤꾼보다 더 날렵하고 매끈하답니다. 언제라도 방향을 홱홱 바꾸는 비행꾼이라 비행의 달인인 잠자리도 덥석 잡아요. 수면을 스쳐 날며 물도 마셔요. 비행기나 드론이라도 이런 묘기를 흉내 낼 순 없겠죠.
봄이 빨라지고 여름이 길어지고 있어요. 제비도 이런 변화를 느끼나 봐요. 불과 30년 사이 제비가 번식지로 찾아드는 시기와 산란하는 시기가 열흘이나 빨라졌어요. 세상이 어떻게 바뀐다해도 하늘을 흐르며 춤추는 제비의 모습만은 영원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