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는 초등학교에서 처음 배우는 과학 개념이다. 일상생활에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사용하는 무게라는 말의 정확한 뜻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무게만 이해한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질량'이라는 훨씬 더 애매한 과학 개념도 알아야 한다. 무게와 질량을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하면 과학을 배우는 일이 힘들고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는 고유한 질량을 가지고 있다. 물체의 질량이 클수록 물체가 움직이는 속도를 변화시키기가 어려워진다. 질량이 작은 탁구공은 쉽게 던질 수 있고, 반대로 질량이 큰 볼링공은 던지기도 어렵다. 물체의 질량에 따라 속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정도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정리한 사람이 바로 17세기 영국의 과학자 아이작 뉴턴(1643~1727년) 경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배우는 과학은 뉴턴의 그런 노력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우리가 서로 다른 두 물체의 질량이 서로 같거나 다르다는 사실을 간단하게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물체를 직접 들어보면 된다. 질량이 큰 물체는 무겁게 느껴지고, 질량이 작은 물체는 가볍게 느껴진다. 물체의 무거운 정도를 표시한 것이 바로 무게다. 우리가 물체의 무게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물체의 무게를 이용해서 물체의 '양'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체의 양에 대한 정보는 우리가 물건을 사고팔거나, 세금을 매기거나, 맛있는 음식을 요리하거나,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모든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게 이용된다.
과거에는 대부분 특별하게 정해놓은 물체를 기준으로 무게를 나타냈다. 왕이나 지주들이 무게의 기준이 되는 물체를 정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국가나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기준을 사용했다. 동양에서 사용하던 '관' '근' '돈'과 같은 단위나, 서양에서 사용하던 '파운드' '온스'와 같은 단위가 모두 그렇게 정해진 것이다. 왕이나 지주가 바뀌면 무게의 단위로 사용하는 기준도 달라졌다. 서로 다른 기준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거래를 하는 경우에는 상당한 불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처음 등장한 것은 18세기 프랑스혁명이 끝난 후였다. 지구의 둘레를 4만 킬로미터로 정해서 만든 '미터' 원기를 이용했다. 가로와 세로와 높이가 각각 1미터인 통에 들어있는 물(섭씨 4도)의 무게가 새로운 기준이었다. 그런 통에 들어있는 물을 1000 '킬로그램'이라고 정했다. 프랑스가 제작한 킬로그램(kg)원기가 무게를 정하는 세계적인 기준이 된 것이다. '그램'(gram)은 '작은 무게'를 뜻하는 그리스어 '그람마'(gramma)에서 유래된 것이다. 오늘날에는 킬로그램원기 대신 탄소 동위원소를 이용해서 킬로그램을 정확하게 정의한다.
일상생활에서는 무게와 질량을 구분해서 사용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과학에서는 다르다. 과학에서 질량은 물체의 고유한 성질이기 때문에 언제나 일정하게 유지된다. 물체를 구성하고 있는 원자나 분자의 질량을 합한 것이 바로 물체의 질량이 된다. 그러나 무게는 질량을 측정하는 방법이나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용수철저울처럼 지구 중력에 의한 효과를 이용하는 경우가 그렇다. 같은 물체의 무게를 달에서 측정하면 지구에서 측정한 것의 6분의 1로 줄어든다. 달의 중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입력 2013.04.0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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