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과학자들의 꿈의 무대는 어디일까요. 대다수가 과학 전문지인 네이처(nature)와 사이언스(sc ience)에 자신의 연구 성과가 실리는 것을 최고의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사이언스와 네이처는 세계 과학계를 쥐락펴락하는 최고 권위의 과학 저널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대단한 네이처와 사이언스는 언제 누가 만들었을까요. 오늘 과학뉴스에서는 네이처와 사이언스 저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네이처지와 사이언 스지 표지 사진.

◇네이처와 사이언스의 역사

네이처는 네이처 출판그룹에서 발행하는 과학 전문 주간지로 1869년 영국의 천문학자인 로키어가 창간했어요. 최고의 과학저널을 만들어보자는 목표로 지금까지 영국을 대표하는 국제적인 과학 저널이 됐지요. 내용은 물리학·의학·화학·생물학·우주과학 등 과학 전반을 다루며, 매년 1000편 안팎의 논문이 게재됩니다. 논문은 다른 전문 학술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거나 저명한 과학자의 검증을 거친 뒤에야 게재될 정도로 심의 과정이 엄격해요. 이 잡지에 논문을 게재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경쟁도 치열하지요. 네이처에 실리는 논문의 특징은 분량(1500단어)이 사이언스(2000단어)에 비해 다소 적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명쾌하고 간단하게 쓴 논문을 좋아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밝힌 제임스 왓슨의 논문인데요, 과학 발전에 한 획을 그은 대단한 이 논문은 겨우 900단어로 작성됐답니다.

사이언스지는 네이처보다는 조금 뒤인 1880년에 미국 언론인 존 미첼스가 만들었어요. 지금이야 백 만명 이상의 독자 수를 자랑하지만, 처음부터 사이언스가 자리를 잘 잡은 것은 아니었어요. 존 미첼스가 창간할 때 이를 도와 1만 달러를 투자한 것이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었는데, 투자가 무색하게도 1882년 3월을 끝으로 파산하고 말지요. 그다음 투자자로 나선 이는 전화 발명으로 유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었어요. 벨의 투자로 1883년 곤충학자 사무엘 H 스쿠더가 다시 발행을 시작했지만, 이것도 1년을 넘기지 못했고요. 역사상 가장 유명한 발명가가 투자자였다는 점이 흥미롭지요? 사이언스는 창간 당시 네이처와 마찬가지로 전문성이 높은 과학계의 최신 연구 성과를 게재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실용적인 것을 선호하는 미국 사회의 특성 탓에 정기구독자를 모으기 어려웠답니다. 그러다 든든한 후원자인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에 1900년에 인수되면서부터 안정되기 시작했지요. 토머스 헌트 모건의 초파리 실험 연구, 아인슈타인 링이라 불리는 중력 렌즈에 관한 연구 등이 소개되면서 점차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과학계 최고의 라이벌

미국을 대표하는 사이언스와 영국을 대표하는 네이처는 지금까지 줄곧 최대의 라이벌로 과학계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매년 실시하는 영향력 평가에서도 서로 1, 2위를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하고 있지요. 이 둘을 지금의 위치에 올려놓은 것은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엄격한 논문 심사예요. 해마다 이 잡지들에 실리는 논문의 양은 약 1000여편에 달하는데, 경쟁률이 대략 10대 1 정도라고 하네요. 즉 해마다 1만여 편이 각각 매거진에 문을 두드리는 것이죠. 그러면 편집자들에 의해 1차 심사와 외부 전문가들의 2차 심사를 거쳐 까다롭게 검증한다고 하네요.

1~2달 정도 엄격하게 심사를 하게 된 또 다른 이유가 있어요. 최근 들어 허위 논문이나 다른 사람의 연구를 표절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지요. 부끄러운 얘기지만 사이언스지에 황우석 교수의 인간 줄기세포 복제 허위 논문이 게재된 적이 있습니다. 21세기 과학의 좌표를 제시하는 양대 저널에 우리나라의 과학자들의 논문이 더 많이 실리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