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친구가 디지털카메라로 찍어준 멋진 사진에 옥에 티가 발견됐다. 내 잘생긴 눈이 뱀파이어처럼 빨갛게 나온 것이 아닌가? 어두운 곳에서 플래시를 발광시켜 사진을 찍을 경우 동공 부분이 붉은색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현상을 적목현상(Red eye)이라고 부른다.
우리 눈은 밝은 곳에서는 빛을 적게 받기 위해 동공을 축소하고, 어두운 곳에 있을 때는 최대한 빛을 많이 받기 위해 동공을 많이 열게 된다. 어두운 곳에서 플래시가 터지면 동공은 곧바로 반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동공이 열린 상태로 망막에 있는 모세혈관이 카메라에 찍힌다. 이 때문에 눈이 빨갛게 보이는 것이다.
요즘 자동카메라에는 '적목감소' 기능이 있어 적목현상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 적목감소 기능을 켜면 플래시가 한두 번 약하게 반짝이고 난 후에 강한 플래시가 터지면서 사진이 찍힌다. 이렇게 약한 플래시를 한두 번 반짝여주면 우리 눈동자는 빛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동공을 어느 정도 축소시키고 눈동자가 붉게 찍히는 것을 감소시켜 준다.
적목현상은 렌즈의 중심축과 플래시의 광선축이 이루는 평행선이 일반적으로 7cm 이내로 가까워졌을 경우에 쉽게 일어난다. 평행선이 9cm 이상으로 멀리 떨어진 큰 카메라와, 피사체와 카메라의 거리가 1∼2m 정도로 가까운 경우에는 잘 생기지 않으며 피사체와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잘 생긴다. 그러므로 카메라와 플래시가 분리되어 있는 카메라에서는 이런 적목현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예전에는 동공을 마취시킨 상태로 망막의 혈관을 관찰하였는데 요즘에는 적목현상의 원리를 이용하여 순간적으로 플래시를 터뜨려 촬영하는 기계를 사용하고 있다.
/ 전관수(국립중앙과학관 이공학전시연구팀장)
소년조선일보ㆍ국립중앙과학관 공동기획
□ 탐구응용 퀴즈
1. 밝은 곳에서는 왜 적목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2. 가까이에서 촬영하면서 빨간 눈이 되지 않게 하려면?
1번 답 : 밝은 곳에서는 얼굴을 밝혀주는 빛이 충분하기 때문에 플래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또 동공이 축소되어 있어 안쪽의 모세혈관이 찍히지 않는다.
2번 답 : 사진 찍히는 사람이 카메라를 직접 바라보지 않고 약간 옆쪽을 주시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