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냥’은 능력을 가리키는 말
'깜냥'은 스스로 일을 헤아리는 것이나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을 말해요. 어떤 일을 처리할 만한 수준, 해결할 만한 능력이나 자질을 가리키죠. '철수는 자기의 깜냥을 잘 알고 있다.'처럼 쓸 수 있어요.
'깜냥'에서의 '깜'은 '감'에서 온 말로, '며느릿감, 사윗감, 반장감'처럼 어떤 자격을 갖춘 사람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이에요. 그런데 '깜냥'은 도드라진 능력이나 특출한 자질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깜냥도 안 되면서 덤빈다.'처럼 능력을 낮춰 말하거나, 다른 사람의 능력을 깔보는 등의 부정적인 상황에 더 많이 쓰여요.
사람의 능력과 관련된 우리말 표현
●글구멍: 글이 들어가는 머리 구멍이라는 뜻으로, 글을 잘 이해하는 지혜를 이르는 말이에요.
●글귀, 글눈: 글을 듣고 보고 이해하는 능력이에요.
●꼼수: 쩨쩨한 수단이나 방법을 말해요.
●눈썰미: 한두 번 보고 곧 그대로 해내는 재주를 이르는 말이에요.
●손방: 아주 할 줄 모르는 솜씨를 가리켜요.
●슬기주머니: 남다른 재능을 지닌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 써요.
자신의 깜냥보다 더 높은 능력을 발휘한 과학자 ‘장영실’
장영실은 어머니의 신분을 따라서 동래현 관가의 노비로 태어났어요.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재주가 남달랐던 장영실은 태종에게 발탁돼 궁중 기술자로 일하게 됐죠. 세종이 왕위에 오르자 장영실은 중국에 파견돼 각종 천문 시설을 익히고 자료를 수집하죠. 이후 장영실은 간의·혼천의 등의 천체 관측기와 자동으로 시간을 알려 주는 물시계인 자격루, 세계 최초의 우량계인 측우기를 만들어 우리나라 과학 발전에 공헌했어요. 장영실은 노비 출신이라는 불리한 처지와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일어나 마침내 조선을 대표하는 훌륭한 과학자로 우뚝 서게 됐답니다.
‘깜냥’ 관련 속담
우리나라 속담 ‘선무당이 마당 기울다 한다’라는 말은 미숙해 굿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당이 괜히 마당을 탓한다는 말로, 제 능력이나 솜씨가 부족함을 모르고 다른 핑계로 변명을 한다는 뜻이에요. 이 속담과 비슷한 뜻을 가진 ‘서투른 무당이 장구만 나무란다’는 미숙한 자기 능력을 모르고 도구만 나쁘다고 탓한다는 뜻의 속담이랍니다.
●국어 천재가 된 철수와 영희의 맞춤법 배틀
배은영 글|김창호 그림|제제의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