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시대에 가장 높은 신분은 무엇이었을까요?
조선 시대에도 고려 시대와 마찬가지로 부모의 신분이 그대로 자녀에게 이어졌어요. 유교에서 신분은 하늘에서 정한 것이라고 가르쳤기 때문에 조선 시대에는 신분 질서가 더욱 엄격해졌지요. 유교에서는 신분마다 반드시 해야 할 역할이 정해져 있었어요. 그래서 신분을 쉽게 바꿀 수 없었지요.
조선 시대 신분은 '양인'과 '천민'으로 나뉘어요. '양인'은 다시 '양반, 중인, 상민'으로 나뉘었어요. 조선 시대에 가장 높은 신분은 '양반'이에요. 양반은 유교를 공부하고 과거를 봐서 관리가 되는 사람이에요. 세종 대왕 때 장영실처럼 노비가 관리가 된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부모의 신분이 양반이거나 중인, 농민이어야 과거를 보고 관리가 될 수 있었지요. 농민들은 농사를 짓고 생활 형편이 어려워 공부하기 어려웠어요.
양반이 중인이나 상민과 혼인하면 자식의 신분은 중인이거나 상민이었어요. 부모 가운데 낮은 신분을 따른 거지요. 양반이 왕을 배반하는 큰 죄를 지으면 노비가 되기도 했어요. 또한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양반으로 인정받지 못하기도 했대요. 양반은 유교를 배우고 실천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또한 백성을 이끄는 지도자 역할을 해야 했기 때문에 바른 행실로 백성에게 모범이 되게 행동해야 했지요.
양반은 어떤 점이 좋았을까요? 양반이 지나가면 신분이 낮은 사람들은 고개를 숙여 인사해야 했어요. 관리가 된 양반은 세금을 내지 않았고, 향교나 서원에서 공부하는 양반은 군대에도 가지 않았지요. 양반은 관리가 되어 나랏일을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어요.
◇ 양반 다음으로 높은 신분은 무엇이었을까요?
양반과 상민의 중간 신분은 중인이에요. 한양의 중심 지역인 청계천 주변에 많이 살았기 때문에 가운데 중(中), 사람 인(人)자를 써서 '중인'이라고 불렀대요.
중인은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과거를 보고 낮은 벼슬을 하기도 했어요. 의관, 역관, 산원, 율관, 화원 등을 했지요. 지금은 좋은 직업으로 대우받지만, 조선 시대에는 유교를 공부하는 것을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양반보다 낮은 신분이었지요.
사또 밑에서 일하는 향리도 중인이었어요. 사또는 대부분 다른 지방에서 왔기 때문에 그 지역을 잘 아는 향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대요.
중인은 중인끼리 혼인을 했어요. 그리고 부모의 직업을 물려받았지요. 그러다 보니까 역관들은 대대로 외국을 오가며 무역을 해서 큰돈을 벌기도 했대요. 중인이 양반보다 더 부자인 경우도 있었다고 해요. 기와집을 짓고 살거나, 양반 못지않게 좋은 음식을 먹기도 했지요.
◇ 가장 많은 수의 사람은 어떤 신분이었을까요?
중인 아래의 신분은 '상민'이라고 불렀어요. 백성 가운데 가장 많았지요. 주로 했던 일은 농업, 수공업, 상업이었어요. 그중에 농사를 짓는 사람이 가장 많았대요. 유교에서는 상민은 정직하고 부지런해야 한다고 가르쳤어요. 하지만 상민으로 사는 건 쉽지 않았어요.
농민은 대부분 양반에게 땅을 빌려서 농사를 지었어요. 그래서 나라에 세금을 내고 양반에게 땅을 빌린 값도 내야 했지요. 또 농사를 짓는 중에도 산성을 수리하거나, 궁궐을 새로 짓거나, 길을 닦거나 하면 나라에 불려 가서 일해야 했어요.
수공업자들은 그릇이나 가구 등을 만들었어요. 평소에는 시장에 내다 팔 물건을 만들었지만, 특정 기간에는 나라에 바칠 물건을 만들었어요. 나라에 바쳐야 하는 양이 꽤 많았기 때문에 농민과 마찬가지로 생활이 늘 어려웠어요.
반면에 상인들은 돈을 벌었기 때문에 상민 가운데 가장 편하게 살았다고 해요. 하지만 조선 시대 사람들은 물건 파는 일은 사람을 속이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상인을 천하게 여겼어요. 돈은 많았지만, 대우는 받지 못했던 거에요.
조선 시대 사람들은 글공부하는 선비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어요. 그다음으로 같은 상민이라는 농민, 수공업자, 상인 순서로 직업의 귀하고 천함을 따졌대요.
◇ 신분이 가장 낮은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천민'은 신분이 가장 낮은 사람이에요. 천민에 속하는 사람은 광대나 무당, 기생, 악기를 다루는 사람, 동물을 잡는 사람, 노비 등이에요.
그 가운데 노비는 남자 종을 뜻하는 노(奴)자와 여자 종을 뜻하는 비(婢)자를 합해 만든 말이래요. 주인에게 얽매여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지요. 자유가 없었고, 교육받을 기회도 없었어요. 벼슬은 꿈도 꿀 수 없었지요. 무엇보다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다고 해요.
노비의 자녀는 노비가 되었고, 상민과 노비가 혼인하여 낳은 자녀도 노비가 되었어요. 양반들은 노비의 수를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비를 혼인시켰다고 해요. 노비를 재산처럼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노비는 관청에서 일하던 공노비와 개인이 데리고 있던 사노비가 있었어요. 공노비는 관청에서 일했다고 해서 '관노비'라고도 불렀지요. 사노비는 양반집에 함께 살면서 물 떠 오기, 땔감 구하기, 마당 쓸기, 주인집 아이 기르기 등 주인 가족의 일을 하던 노비, 주인집에서 나와 살지만 주인의 땅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던 노비가 있었대요.
입력 2012.06.2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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