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슬포슬한 슬러시를 먹어본 적 있나요? 딱딱한 얼음이 아닌 슬러시가 남극에서 발견됐어요. 얼음이 녹아 수분이 날아가면서 팥빙수처럼 포슬포슬하게 변한 겁니다.
남극은 수많은 빙하(氷河)로 이뤄져 있어요. 빙하는 수천 년 동안 쌓인 눈이 얼음덩어리가 된 거예요. 빙하는 산을 뒤덮기도 하고 평평한 대륙 위에 쌓이기도 하죠. 이렇게 만들어진 수많은 빙하 가운데 넓은 대륙을 덮는 빙하를 빙상(氷床)이라고 해요. 또, 빙하가 바다로 흘러 내려와 퍼지며 얼어붙은 지형을 빙붕이라고 해요. 남극은 여름에도 기온이 영하 40℃까지 내려가 빙붕이 쉽게 녹지 않았는데요. 최근 꽁꽁 얼어있던 빙붕이 온난화로 녹아 절반 넘게 빙수처럼 슬러시가 됐답니다.
6월 28일(현지 시각),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남극 빙붕의 57%가 녹아 슬러시가 된 걸 인공위성 카메라로 확인했어요. 빙붕이 아예 녹아 호수처럼 물이 고여 있는 모습도 함께 발견됐지요. 연구진은 슬러시가 된 빙붕을 온난화를 부추기는 주범으로 꼽았어요. 빙붕은 빙하가 녹아 바다로 흘러가는 걸 막아주는 방패 역할을 해왔거든요. 하지만 빙붕이 슬러시로 녹아내리면서 빙하를 막지 못할뿐더러, 빙붕 자체가 녹아 해수면 상승을 부추기는 거예요. 또한 연구진은 딱딱한 얼음과 달리, 물처럼 액체에 가까운 슬러시 형태의 빙붕은 햇빛으로 받은 열을 전부 흡수한다는 사실도 확인했어요. 슬러시 빙붕이 열을 흡수해 녹으면, 얼음이 물로 녹은 것보다 무려 3배에 가깝게 물이 더 많이 만들어졌죠. 즉, 슬러시 빙붕이 모두 녹아 물이 되면 해수면이 급격하게 올라갈 수밖에 없는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