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이 이륙해서 5초 동안 앞으로 가게 하자."

"그럼 5초 실행 블록을 갖다놔야지."

지난 26일 인천 연학초등학교 체육관. 노트북 앞에 모인 학생들이 '시작' 버튼을 클릭하자 드론이 두둥실 떠올랐다.

"우와! 성공이다!"

연학초가 4개월째 진행 중인 '소프트웨어(SW) 수업' 현장.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드론을 비행시키는 데 성공한 4학년 1반 학생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소프트웨어 교육 위한 최적의 환경 조성

교육용 코딩 프로그램 ‘엔트리’에 입력된 대로 비행하는 드론과 그 모습을 지켜보는 학생들.
4학년 1반 학생들이 강사의 설명을 들으며 드론 비행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5학년 1반 학생들이 소프트웨어 교육 전용 교실 ‘생각마을’에서 로봇을 이용한 게임을 하는 모습.

연학초는 인천광역시교육청이 지정한 '2018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다. 지난 3월 소프트웨어 교육 전용 교실인 '생각마을'을 교내에 만든 뒤 VR, 태블릿PC, 3D 프린터 등 각종 장비를 들여놨다. 학생들은 정규 교육 시간을 이용해 이곳에서 전문 강사와 담임 선생님에게 소프트웨어 수업을 듣는다. 따로 동아리 활동을 신청한 학생에게는 심화 교육도 해준다.

연학초 교사들은 꾸준히 소프트웨어 역량을 개발해왔다. 교육청에서 관련 연수를 받는 건 기본. 외부 강사를 초청해 교사 전원이 3D 프린터 등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교사끼리 삼삼오오 모여 수업 시연을 하기도 한다. 각자 쌓아온 노하우와 지식을 공유하는 시간이다.

학생들은 학기 초에 소프트웨어가 사용되는 분야와 이와 관련된 변화상에 대해 학습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다양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1~4차 시에서는 '로봇마우스' '오조봇' 등 장난감 로봇으로 간단한 게임을 하며 코딩의 기본 원리를 익혔다. 다음 차 시에서는 교육용 코딩 프로그램인 '엔트리'로 컴퓨터를 활용한 코딩을 배웠다. 이때 장애물 피하기 게임, 동물들의 인사 나누기 프로그램 등을 직접 제작했다. 7~8차 시에는 조종기를 이용한 '드론' 사용법을 익히고 9~10차 시에 엔트리 프로그래밍을 통해 드론을 조작했다.

"장난감 로봇으로 게임하고 마지막엔 드론도 날려요"

이날 체육관에서 진행한 수업에서는 드론을 정해진 장소에 착륙시키는 미션이 포함됐다. 시작 지점부터 착륙장까지는 최대 4m. 학생들은 2인 1조로 노트북 앞에 모여 엔트리에 코딩 블록을 입력했다. 드론이 이륙 후 ▲어느 방향으로 ▲몇 초 동안 ▲얼마만큼의 강도로 비행할지를 드론을 반복해서 띄우며 세심하게 조절했다. 드론이 착륙장을 넘어가 버리거나 중간에 떨어지기를 반복한 후, 모든 학생은 결국 드론을 원하는 곳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장시우(4학년) 군은 "조종기를 쓸 때는 감에 의존해서 드론을 움직이게 했는데, 컴퓨터에 입력하니 더 정확하게 착륙시킬 수 있어서 신기하고 재밌다"고 말했다. 김민서(4학년) 양은 "로봇들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아 답답하기도 했지만, 실패하면서도 또 다른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재밌었다"며 "장래 희망은 요리사인데 나중에 내가 만든 음식을 로봇이나 드론이 손님에게 전달해준다면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진동석 교장은 "소프트웨어 교육 과정에서 놀이를 통해 성취감을 느낀 아이들이 이전보다 훨씬 밝아졌다"면서 "이런 경험은 앞으로 창의융합적인 인재가 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