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공이 ‘휙휙’ 날아다닌다.

“Have you ever got lost alone?”(너 홀로 길을 잃은 적 있니?)

한 어린이가 공을 던지며 말했다. 공을 받은 친구는 “Yes.”(응)라고 답하며, 공을 던졌다. “How did you feel?”(기분이 어땠니?) 공을 받은 친구는 다시 질문을 하며 공을 건넸다. 공놀이에 영어가 등장한 이유는 뭘까?

서울 평화초등학교(교장 신명희) 91명의 학생들은 지난 3월부터 매일 수업이 끝나면 ESPT(국가공인 영어말하기 자격시험) 방과 후 영어교실로 향한다. 영어 질문에 답하기, 그림 묘사하기, 길 설명하기 등 말하기 능력을 10수준으로 평가하는 ESPT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다. 자격증 공부라고 해서 앉아서 문제를 푸는 광경을 연상하는 것은 금물! 평화초 어린이들은 ‘온몸’을 사용해서 영어를 배운다.

평화초 ESPT 영어 방과 후 수업 시간에 어린이들이 공을 주고받으며 영어로 대화를 하고 있다.

강민아 영어선생님은 이 수업 방식을 ‘전신 반응 교수법’(TPR· Total Physical Response)이라고 말했다. 신체 활동을 통해 영어를 학습하는 방식이다. “쿠키를 만드는 과정을 영어로 표현하고, 벼룩시장에서 영어로 물건을 사고 팔아요.”

배채윤 양(5년)은 "어느 순간부터 내 생각을 영어로 말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6월에 실시될 ESPT 자격증 취득도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신명희 교장은 "발표력 향상, 영어에 대한 흥미도가 높아지는 등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 김아림 기자 cf1024@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