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는 어떤 공업이 발전했나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 위치한 반도체 생산 공장.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 위치한 반도체 생산 공장.

경제 역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획기적인 사건은 '산업 혁명'일 거야. 산업 혁명이란 새로운 기계들이 발명되고 생산 기술이 급속히 발전해서 사람의 손으로 물건을 만들던 소규모 생산 방식이 큰 공장에서 기계를 이용한 대규모 생산 방식으로 바뀐 것을 말해.

산업 혁명은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됐어. 영국과 더불어 프랑스, 독일, 러시아, 미국 등 일찍 산업 혁명이 일어난 나라들은 공업화(工業化)를 통해 다른 나라보다 앞서서 경제 성장을 이뤘지.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의 공업화 영향을 받아서 19세기 후반부터 공장이 생기기 시작했어. 그러나 본격적으로 공장이 많이 세워지기 시작한 시기는 1960년대 초반부터야. 그 무렵 우리나라는 자본과 자원은 부족한 데 반해 값싼 노동력이 풍부했지. 이런 조건에 가장 알맞은 산업은 가발이나 신발 그리고 섬유처럼 무게가 가벼운 물건을 생산하는 경(輕)공업이었어. 그래서 우리나라 공업화 초기에는 주로 경공업 제품을 생산했단다.

경공업 위주였던 우리나라의 핵심 공업 분야는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중화학(重化學) 중심으로 바뀌었어. 1970년대엔 철강·기계·조선·화학 공업이, 1980년대에는 더 높은 기술력이 밑받침돼야 하는 정밀 기계·전자·자동차 산업 등 기술 중심 산업이 발달했지.

그리고 지금은 1990년대부터 발달하기 시작한 컴퓨터와 반도체·전기·전자 공업, 정보 통신 산업 같은 첨단 산업이 우리의 핵심 산업 분야야. 이제 우리나라의 공업 기술력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란다.

● 공장에서 각자 다른 일을 하는 이유

여기는 옷을 제조하는 공장이야. 이 건물에서는 기계로 옷감을 자르고 다듬는 일을 하고, 저 건물에서는 재봉질을 해 옷을 만든단다. 상품 포장은 뒤편에 보이는 건물에서 이뤄진대. 이 공장에서는 직원들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 걸까? 각자가 옷 몇 벌씩을 책임지고 옷감 자르는 일부터 옷을 포장하는 일까지 모든 과정을 혼자서 해내는 걸까?

한두 명이 일하는 아주 작은 공장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공장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이 모든 일을 맡아서 하지 않아. 이 공장만 해도 기계를 점검하는 사람, 옷감을 자르고 다듬는 사람, 재봉하는 사람, 포장하는 사람 등 분야를 나눠 일하고 있지. 이렇듯 사람들이 분야를 나눠 일하는 것을 ‘분업(分業)’이라고 해.

분업을 하는 이유는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일을 할 때보다 시간이 훨씬 적게 들고, 한 분야만 책임지면 그만큼 정확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야. 아무래도 여러 가지 일을 익히는 것보다 하나만 파고들면 일을 배우는 시간도 절약되겠지? 게다가 오랫동안 한 분야에서 일하다 보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장점도 따른단다. 한마디로 달인이 되는 거야.

1924년 포드 자동차 공장 전경. 분업 체계와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 등을 도입해 자동차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분업 도입해 자동차 가격 '뚝' 떨어뜨린 헨리 포드]

최초로 분업을 활용해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한 사람은 ‘자동차의 왕’이라 일컬어지는 미국 기업인 헨리 포드(1863~1947)다. 자동차가 처음 등장한 1900년대 초만 해도 자동차는 서민들에게 그림의 떡이었다. 평균 소득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주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드는 자동차의 가격을 낮출 수도 없었다.

어느 날, 가축 도살장에서 사람들이 역할을 나눠 일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은 헨리 포드는 자동차 공장에 분업 체계를 적용한다. 그 결과, 자동차 한 대를 조립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12시간 30분에서 1시간 30분으로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생산 조립품을 실어 나르는 ‘컨베이어 벨트(물건을 연속해서 이동·운반하는 띠 모양의 장치)’도 도입했다. 덕분에 노동자들은 움직일 필요 없이 한곳에서 일할 수 있게 됐고, 생산 속도는 더 빨라졌다. 이렇게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줄면서 자동차 가격도 많이 저렴해졌다.

● 장바구니는 왜 엄마를 울렸을까?: 찾아라! 생활 속 숨은 경제
석혜원 글|김진이 그림|풀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