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알고리즘의 덫에 빠졌다." "알 수 없는 알고리즘에 이끌려 왔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다 보면 이런 댓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알고리즘'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나 방법'입니다. 유튜브에서는 검색 기록이나 시청 영상 등을 토대로 이용자가 흥미를 가질 만한 영상을 추천하는 시스템을 알고리즘이라고 불러요. 고양이 영상을 보고 나면 유기묘(遺棄猫)를 구조하는 내용의 콘텐츠나 반려동물용품 쇼핑몰 광고가 뜨는 식이죠.
대다수 이용자는 내 입맛에 맞는 영상을 차례대로 보여 주는 알고리즘을 따라 '유튜브의 늪'에 빠져 여가를 보내곤 합니다. 2019년 유튜브의 최고 제품 책임자(CPO)인 닐 모한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용자들은 유튜브로 소비하는 시간의 70%를 알고리즘 추천 영상을 보는 데 쓴다"고 말하기도 했죠. 문제는 계속 엇비슷한 콘텐츠만 시청하게 돼 피로감을 느끼거나 편향된 가치관을 가질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21.2%가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내 관심에서 벗어난 주제나 의견을 담은 영상을 접하기 어려워졌다"고 했어요. "추천 영상을 보느라 내용에 집중하지 않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이 늘었다"는 응답자는 34.9%에 달했죠.
이에 최근에는 '알고리즘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튜브 시청 내역을 삭제하거나 기록이 남지 않도록 로그아웃 상태로 영상을 보는 이용자도 늘고 있다고 해요. 비슷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역(逆)으로 활용해 학습·게임·음악 듣기 계정 등으로 나눠 쓰는 경우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