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라고 하면, 검고 번쩍번쩍 빛나는 대형 승용차를 쉽게 떠올린다. 그러나 독일의 발명가 벤츠(1844~1929)가 이런 대형차만을 만든 것은 아니다. 그는 일생 동안 자동차에만 전념했고, 발명 초기에는 주로 작은 차를 만들었다.
지금은 자취를 찾아볼 수 없지만, 1970년대 초만 하더라도 ‘삼륜차’라 불리는 자동차가 많이 있었다. 바퀴가 앞에 하나, 짐칸이 있는 뒤에 둘, 모두 세 개의 바퀴로 거리를 누비던 이 삼륜차도 바로 벤츠의 작품이었다.
삼륜차는 바퀴의 수가 적어서 균형에 문제가 있었지만, 차의 몸체가 작기 때문에 좁은 길도 쉽게 다닐 수 있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삼륜차의 발명 과정을 살펴보면, 벤츠가 왜 ‘자동차의 아버지’라고 불리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당시 벤츠는 작고 가볍고 실용적인 자동차를 만들어 팔고 있었기 때문에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 무렵 그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벤츠는 오래 전부터 엔진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했으나, 언제나 오토나 랑겐보다 늦고 말았다.
그래서 그들의 특허를 피하기 위해서는 구조가 다르고 성능이 향상된 엔진을 개발해야만 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실에 틀어박혀 기존 엔진을 분해하고 조립하는 일을 반복했다. 그의 이런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은 여러 달이 지난 뒤였다.
‘귀하의 발명을 인정하여 특허등록을 허가합니다.’
벤츠는 특허청에서 날아온 한 통의 편지를 받고 뛸 듯이 기뻤다. 그는 오토와 랑겐의 것과 구조가 약간 다르고 전기 점화장치를 부착한 자신의 엔진을 사용하여 서둘러 자동차를 만들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엔진의 힘이 모자랐다.
그는 결국 새 엔진에 맞는 새로운 자동차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작업에 몰두했다.
“어머머! 저 자동차 좀 봐. 바퀴가 셋이야.”
“세상에! 저런 자동차도 있었네.”
바퀴가 셋 달린 자동차, 바로 삼륜차의 탄생이었다. 그는 힘이 부족한 엔진을 이용하기 위해 일반 자동차보다 바퀴 수가 적은 자동차를 고안한 것이다.
벤츠의 삼륜차는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1888년에는 프랑스에 조립공장이 세워졌고, 그 뒤에는 여러 나라로 퍼져 우리나라에도 들어오게 되었다.
/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