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야 뭐 먹고 있니?
초여름 오후. 진딧물들이 봉숭아 줄기에 턱을 꽂고 즙을 빨고 있는데, 개미들이 진딧물들이 있는 곳으로 떼지어 올라왔어요. 개미들은 더듬이로 진딧물의 꽁무니를 두드리고 뭔가를 빨아먹었어요. 그때 무당벌레 한 마리가 봉숭아 줄기로 날아왔어요. 그러자 개미들은 무당벌레를 향해 개미산을 쏘아댔어요. 독한 개미산 세례를 받은 무당벌레는 몸이 뻣뻣해져서 땅바닥에 툭 떨어지고 말았어요. 개미들은 왜 무당벌레와 싸웠을까요? 또, 진딧물의 꽁무니에서 무엇을 빨아먹고 있었던 걸까요?
개미는 왜 무당벌레와 싸웠을까?
개미는 몸 길이가 0.5센티미터 안팎인 작은 곤충이에요. 하지만 강한 턱이 있어 이 턱으로 먹이를 물어 운반하거나 흙을 파 집을 짓지요. 머리에는 냄새를 맡거나 맛을 구별하는 더듬이가 한 쌍 있고, 적이 공격해 오면 강한 턱으로 물거나 꽁무니로 개미산을 쏘아 물리칩니다. 개미는 보통 숲이나 풀밭의 땅 속, 돌 밑, 쓰러진 나무 밑에 굴을 파고 살면서 죽은 벌레나 꽃의 꿀, 식물의 씨앗을 먹어요. 하지만 이 먹이들은 언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랍니다. 그래서 개미는 필요하면 언제든 구할 수 있는 먹이를 찾아냈어요. 꽃의 꿀만큼 달콤하고 맛있는 먹이, 바로 진딧물의 꽁무니에서 나오는 ‘감로’랍니다. 개미는 바로 감로를 지키기 위해 무당벌레와 싸운 거예요.
달콤한 감로의 신비
그렇다면 진딧물은 어떻게 감로를 만들게 되었을까요? 진딧물은 몸 길이가 0.2센티미터 남짓한 아주 작은 곤충이에요. 뚱뚱한 몸에 비해 다리가 실처럼 가늘어서 잘 움직이지 못하고, 식물의 잎과 줄기에서 즙을 빨아 먹으며 살지요. 진딧물은 온종일 식물의 즙을 빨며 부족한 영양분을 채우고, 남는 당분과 물은 꽁무니를 통해 내보내지요. 이것이 바로 감로랍니다. 감로는 당분이 풍부해 여러 곤충들의 먹이로 쓰여요. 개미도 이 감로를 얻기 위해 진딧물을 찾아오지요. 진딧물은 작고 힘이 약한데다 행동까지 느려서 무당벌레 같은 곤충에게 잡아 먹히기 쉬워요. 그러나 개미들이 곁에 있는 한 걱정이 없답니다. 개미들이 곤충들을 물리쳐 주니까요.
친구야, 내가 있잖아
진딧물 중에는 감로를 함부로 버리지 않고 모아 두었다가 개미들에게만 나눠 주는 종류도 있답니다. 물론 개미들도 필요하면 언제나 맛있는 먹이를 내주는 진딧물을 각별히 여기지요. 무당벌레 같은 적을 물리쳐 주는 것은 물론이고, 진딧물이 달라붙어 있는 식물이 시들시들하면 싱싱한 다른 식물로 옮겨 주기도 한답니다.
알아볼까요? -한 자리에서 계속 불어나는 진딧물
진딧물은 늦가을이 되어 찬바람이 불면 날개 달린 암컷과 수컷이 나타나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아요. 그 전까지 태어나는 진딧물은 모두 날개가 없는 암컷인데, 신기하게도 수컷 없이 혼자 새끼를 낳을 수 있답니다. 그 암컷들이 한 자리에서 계속 새끼를 낳기 때문에 봄부터 여름까지 붙어 있던 식물을 말려 죽일 만큼 수가 늘어난답니다.
더불어 사는 삶, 공생
자연에서 생물들은 서로 먹고 먹히기도 하고, 먹이나 보금자리를 놓고 다투기도 하고, 서로 돕기도 해요. 생물들이 맺는 이러한 관계 가운데 특히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것을 ‘공생’이라고 합니다. 공생을 통해 생물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지만, 반드시 양쪽 모두가 이익을 얻는 것은 아니랍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상리공생), 한쪽만 이익을 보고 다른 한쪽은 이익도 피해도 보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편리공생). 반대로 두 생물이 함께 살아가지만 한쪽은 이익을 보고 한쪽은 피해만 입는 경우도 있답니다. 이러한 관계를 ‘기생’이라고 하는데, 기생은 공생과 반대의 뜻이지요.
퀴즈
1. 동물들이 함께 돕고 사는 걸 공생이라고 하지요. 다음 중 한쪽만 이익을 보는 경우를 뭐라고 할까요?
①상리공생 ②편리공생 ③기생 ④내부공생
2. 진딧물의 꽁무니에서 흘러 나오는 단맛 나는 액체는 무엇인가요? ( )
/ 햇살과나무꾼 글, 윤봉선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