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전 출근 시간,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 교보문고 방향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고장으로 멈춰서 출근하는 시민들이 계단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 1일 해당 에스컬레이터가 고장 나면서 이 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고장 수리가 되는 2주 동안 100개 가까이 되는 계단을 걸어서 올라가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현재 서울교통공사는 총 1848대의 에스컬레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공사는 승강기 안전관리법 및 서울교통공사 기준에 따라 월 1회의 자체 점검을 한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도 2년에 한 번 이상 정기·수시검사를 실시하지만,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는 종종 고장 나 멈춘다. 이유가 뭘까? 에스컬레이터가 고장 나는 이유를 크게 3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때 걷거나 뛰기 때문이다.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때 오른편은 서서 가고 왼편은 걷거나 뛰어가는, 이른바 ‘한 줄 서기’를 하는 시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에스컬레이터에서 한 줄 서기를 하게 되면 하중 쏠림 및 충격 하중 현상이 발생해 고장을 일으킬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에스컬레이터 노후화다. 지난해 12월 경복궁역 역주행 사고, 6월 분당선 수내역 역주행 사고 등이 부품 노후화로 인해 발생한 사고였다.
세 번째는 노후화된 에스컬레이터를 교체할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자체 예산만으로 에스컬레이터 교체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사업비 조달에 큰 부담이 있어, 서울시 노후시설 재투자 계획에 의해 시비 지원을 받아 교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사에 따르면 올해 에스컬레이터 교체공사 예산은 237억 원으로 작년 예산 52억500만 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에스컬레이터 한 대를 바꿀 때 5억5000만 원 정도 들기 때문에 43대 정도 밖에 교체할 수 없다.
종합해 보면 현재 노후화된 에스컬레이터를 모두 교체할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민들이 나서서 최대한 안전하게 잘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애초에 걷거나 뛰면 안 된다. 급한 사람은 바로 옆 계단을 이용하거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한다.
일본 사이타마현과 나고야시 등은 이미 에스컬레이터 위 보행을 금지하는 조례를 시행, 에스컬레이터 이용자들의 의식 변화에 힘쓰고 있다. 바쁘더라도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잠시 멈춰 서는 올바른 시민의식이 자리 잡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