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이 15일(한국 시각)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역투하는 모습./USA투데이 연합뉴스

한국 야구 팬들에게 반가운 얼굴들이 15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 파크에 등장했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조시 린드블럼(33·밀워키 브루어스). 지난해까지 각각 SK와 두산에서 맹활약했던 에이스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선발투수로 만난 것이다. 원정을 온 김광현(7이닝 무실점)이 안방 마운드에 오른 린드블럼(5이닝 무실점)에게 판정승했다. 카디널스는 8회초 1점을 뽑았지만 1대2로 역전패했다. 김광현의 시즌 3승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0점대’로 내려간 평균자책점

김광현은 지난 6일 갑작스러운 신장 경색 증세 때문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15일 등판은 2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13일 만의 복귀전이었다. 실전 감각은 떨어지지 않았다. 7이닝 3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역투. 한 경기 소화 이닝과 탈삼진 모두 시즌 최다 기록이다. 특히 시즌 첫 승을 달성한 지난달 23일 레즈전 이후 24이닝 연속 비자책점 행진. 평균자책점은 0.83에서 0.63으로 끌어내렸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이 15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벌인 메이저리그 원정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신장 혈관 이상 증세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가 13일 만에 복귀전을 치른 그는 7이닝 무실점이라는 빼어난 피칭으로 선발 투수의 역할을 다했다. 김광현은 팀이 역전패 당하면서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AP 연합뉴스

특히 선발 등판한 경기의 평균자책점만 따지면 0.33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32세 신인 김광현이 첫 5경기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0.33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을 공식 집계한 1913년 이후 역대 2위”라고 전했다. 이 부문 1위는 1981년 LA 다저스에서 뛰던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의 0.20이다. 김광현은 또 내셔널리그에서 역대 최초로 4연속 선발 5이닝 이상, 3피안타 이하, 무자책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 11일부터 ‘지옥의 연전’에 돌입했다. 열여드레간 휴식일 하루 없이 더블헤더 다섯 차례를 포함해 23경기를 치러야 한다. 김광현은 공 87개로 홀로 7이닝을 책임져 카디널스 투수진의 부담을 줄였다. 직구 구속은 최고 시속 148.4㎞(평균 144.7㎞). 구위보다 제구가 더 돋보였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휘는 포심 패스트볼, 시속 125.5~140㎞를 오가는 슬라이더와 커브로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마이크 실트 카디널스 감독은 “기가 막힌 투구를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김광현은 “마이크 매덕스 투수 코치가 ‘상대 타자들이 몸쪽 직구에 약하다’고 알려줬고, 포수도 몸쪽 사인을 많이 냈다. 미리 설정한 투구 계획 덕분에 수월하게 던졌다”고 말했다.

김광현의 평균자책점

◇혈전 우려… 김광현은 “괜찮다”

김광현은 10년 전 혈전(血栓)으로 인한 뇌경색 증세를 겪었다. 최근 혈전 때문에 혈관이 막히는 문제가 또 일어나자 주변의 염려가 컸다. 그는 이날 4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올랜도 아르시아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를 마운드로 불렀는데, 통역과 트레이너, 매덕스 코치가 건강 이상 신호로 해석하고 마운드로 달려갔다. 김광현은 미소와 함께 ‘몸은 괜찮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건강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복통을 느껴 인터넷으로 증상을 검색해보고 충수염(맹장염)인 줄 알았다. 혈전 용해제를 먹기 시작했지만 야구 하는 데는 지장 없다”면서 “다시 돌아와 공을 던질 수 있어 행복하다. 돈 워리(Don‘t worry·걱정 말라)”라고 했다.

김광현이 먹는 약은 혈액 응고를 지연하므로, 자상이나 타박상을 입으면 위험할 수 있다. 타자의 강습 타구에 맞는 등의 일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존 모젤리악 카디널스 사장은 “의학적으로 완벽하게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김광현은 등판을 강력하게 원했다”면서 “모두가 위험 요소가 있음을 이해하고 있다. 등판 일정에 맞춰 약을 복용 중인데 계속 경과를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