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서로 똑같은 마음을 품고 벌어진 매치에서 희망과 절망이 엇갈렸다.

16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21라운드로 만난 부산과 강원. 승점 21. 다득점으로 9위(강원), 10위(부산)로 순위가 갈렸을 뿐 바라보는 지향점은 같았다.

상위그룹 마지노선인 6위. 나중에 일장춘몽이 될지언정 잠깐이라도 6위 고지를 밟고 싶었던 부산과 강원이다.

부산과 강원은 이날 다른 21라운드 경기보다 1∼2시간 빠른 오후 6시에 경기를 가졌기에 승점 3점을 보탤 경우 다득점에서 앞서 6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두 팀에게 6위가 중요했던 또다른 이유는 상·하위를 결정하는 마지막 22라운드까지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느냐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결국 강원이 2대1로 승리하며 상위그룹의 희망을 살렸고, 부산은 사실상 하위그룹을 확정했다. 부산은 강원만 비교해도 다득점에서 5골 뒤져 있다.

이날 경기에서 강원은 올시즌 첫 맞대결 대패(2대4패)도 복수했으니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그래서인지 전반엔 강원이 비교적 우세였다. 양쪽 측면을 활용해 부지런히 크로스를 시도하며 부산 골문을 위협했다.

반면 부산은 이정협 김 현 등 토종 공격수가 부상으로 빠진 까닭에 공격 전개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전반전 볼 점유율에서도 강원이 61% 대 39%로 부산을 압도했다. 하지만 헛심 공방이었다. 도토리 키재기를 하듯 두 팀 모두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전반 27분 부산 호물로의 문전 터닝슛이 왼쪽 골기둥을 살짝 벗어난 것과 43분 강원 조재완의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스치듯 지나간 것이 탄식을 자아낸 장면이었다.

서서히 달아오르다가 본격적으로 뜨거워지기 시작한 것은 강원이 11분 허를 찌르는 선제골을 성공하고나서다. 이현식이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을 돌파하다가 크로스를 올렸다. 공은 문전을 그냥 소득없이 지나치는가 싶었는데 반대쪽에 별안간 쇄도하던 조재완이 왼발 논스톱으로 마무리했다.

거기서 조재완이 나타날 줄은, 부산 수비수들도 예상치 못한 실점이었다. 약이 오른 부산이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기 시작했다. 반격에 나선 부산은 3분 뒤인 14분 호물로가 기습적으로 시도한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히면서 일단 땅을 쳤다.

이어 강원은 역습 상황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다. 강원 공격 숫자 3명, 부산 수비수 2명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승대의 마무리 슈팅이 부산 골키퍼 김호준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위기를 넘긴 부산은 20분 마침내 동점골을 만들었다. 호물로의 코너킥에 이어 공격 가담한 수비수 김동우가 헤더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부산 쪽이 아니었다. 부산은 33분 빈치씽코의 결정적인 헤더가 크로스바를 맞히는 바람에 역전 기회를 날렸다. 호물로에 이어 두 번이나 골대의 저주에 걸린 셈이다.

결국 강원은 풀죽은 부산을 다시 몰아붙인 끝에 37분 교체 투입된 이영재의 중거리 벼락골을 앞세워 만세를 불렀다.

상위그룹의 희망을 놓친 부산 조덕제 감독은 "상위그룹에 끝까지 도전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오늘 경기로 인해 상위그룹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제는 다시 강등되지 않게 선수들과 다시 준비를 해야 한다. 최종 순위도 한자릿수로 마감하는 게 목표"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