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그래도 별 네 개 팀인데…."

뒤돌아볼 여유는 없었다. '전통의 명가' 수원 삼성이 처한 현실은 그야말로 벼랑 끝이었다.

박건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수원 삼성은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하나원큐 K리그1 2020' 21라운드 홈경기를 치렀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수원은 종전까지 리그 20경기에서 4승5무11패(승점 17)를 기록하며 11위에 랭크돼 있었다.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15)와의 격차는 불과 2점. 21라운드 결과에 따라 자칫 최하위로 추락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반등을 위한 반전이 필요했다. 수원은 최근 박건하 감독을 정식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분위기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객관적인 상황이 좋지 않았다.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수원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키던 외국인 수비수 헨리는 오른종아리 부상으로 재활에 몰두하고 있다. 중원의 핵심 고승범 역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타가트가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아직 정상 컨디션은 아니다.

악으로 깡으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었다. 박 감독은 국내 선수만으로 선발 명단을 꾸려 포항을 맞이했다. 결코 쉽지 않았다. 최근 3연승을 달리며 상승 가도를 달리는 포항은 단단했다. 수원에 공간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수원은 전반 단 세 차례 슈팅을 시도하는 데 그쳤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상대 진영으로 침투하며 기회를 창출했다. 이 과정에서 포항의 강현무가 수원 한석희의 얼굴을 가로 막으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수원은 김민우가 키커로 나설 준비를 마쳤지만 주심이 이내 비디오 판독(VAR)을 요청했다. 페널티킥 장면 전 파울이 있었다는 것. VAR 결과, 앞서 김민우와 포항 전민광의 몸싸움 과정에서 파울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김민우의 시뮬레이션 액션이 판단돼 페널티킥은 취소됐다.

다급해진 수원은 한석희 박상혁, 안토니스, 김태환이 연달아 슈팅을 날리며 골을 노렸다. 하지만 수원의 슈팅은 상대 골문을 빗나갔다. 박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24분 김건희 대신 타가트를 투입했다. 7분 뒤에는 '에이스' 염기훈을 투입해 스퍼트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포항의 철문을 끝까지 열지 못했다. 경기는 0대0으로 마무리, 수원은 승점 1점을 챙기는 데 만족했다.

수원이 주춤하던 그 사이, 같은 시각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최하위 인천은 송시우의 극적인 결승골로 FC서울을 1대0으로 제압했다. 인천은 홈에서 승점 3점을 쓸어 담았다. 이로써 수원과 인천은 승점 18점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다만, 다득점에서 앞선 수원(18골)이 11위, 인천(15골)이 12위에 위치했다. 가까스로 11위 자리를 지킨 수원. 잔류를 위해 남은 기회는 이제 단 6번. 정규리그 최종전과 파이널 라운드 5경기. 하지만 장담도 낙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박 감독은 수원의 K리그2 강등은 "상상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은 피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 상상도 하지 못했던 현실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수원=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