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BO리그 한화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LG 선발 이민호가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9.15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최근 기세가 꺾인 LG 트윈스가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만한 전력 하나를 되찾았다.

시즌 후반 들어 부진에 빠졌던 우완 신인 이민호가 모처럼 호투하며 재기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남은 페넌트레이스 로테이션 운영에 고민이 많은 류중일 감독에게는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이민호는 지난 15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6안타 1실점으로 모처럼 퀄리티스타트를 올리며 부활을 알렸다. 이민호가 퀄리티스타트를 한 건 지난 7월 11일 잠실 NC 다이노스전 이후 66일, 6경기 만이다. 특히 지난 7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1⅓이닝 동안 11안타를 맞고 10실점하는 참사를 겪은 직후 등판서 제 컨디션을 찾았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안정적이던 LG 로테이션은 최근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지난 11일 키움 히어로즈전서 타일러 윌슨이 6이닝 11안타 8실점으로 무너지더니 12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임찬규가 5이닝 4안타 4실점하며 패전을 안았다. 그리고 차우찬의 부상 공백을 메워온 김윤식이 13일 삼성전에서 2⅔이닝 동안 6안타를 얻어맞고 3실점했다.

류 감독은 김윤식이 이날 삼성전에 등판하기 전 "오늘 윤식이의 투구내용을 보고 다음 등판을 고민하겠다. (안된다는 판단이 서면)5일 뒤 '이천 용병'을 쓸 것"이라며 "이민호도 다음 주 화요일에 나가는데, 민호도 마찬가지다. 두 선수는 구위를 보고 다음 등판 여부를 결정짓겠다"고 했었다.

결국 김윤식은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김윤식이 나설 순서인 오는 19일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는 2군 투수가 선발등판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류 감독은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이천 용병'이라고만 했다.

만일 이민호도 이날 한화전서 고전했다면 로테이션에서 제외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제구와 경기운영에서 제 컨디션을 찾은 만큼 기존 방식대로 정찬헌과 함께 5선발로 번갈아 등판해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이민호는 이날 86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는 소위 '버려진 공'이 거의 없었다. 직구 구속이 최고 146㎞에 그치고 코너워크도 다소 불안해 볼넷 2개를 내줬지만,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변화구를 자신있게 뿌리며 한화 타자들을 잠재웠다.

투구수나 구위로 봤을 때 5-1로 앞선 7회에도 나설 만했지만, LG 벤치는 불펜진을 '조기 가동'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최성훈 정우영이 잇달아 연속 안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하더니 9회말 마무리 고우석이 2사후 믿기 어려운 난조에 빠지며 끝내기 사구를 허용해 5대6으로 역전패했다. LG는 '막내' 이민호의 승리는 물론, 선두 경쟁에 다시 뛰어들 기회마저 날아가고 말았다.

그러나 이민호의 호투는 값진 수확이다. 지난 7월 24일 두산전에서 갑작스러운 어깨 부상으로 빠진 차우찬은 이후 2개월 가까이가 지났지만, 여전히 복귀 일정은 나오지 않고 있다. 류 감독은 "우찬이는 당분간 거론하기 힘들다. 우찬이가 없는 게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시점은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민호마저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면 LG 선발진은 또 하나의 동력을 잃었을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