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보다 더 열심히 '짝짝이'를 흔드는 허문회 감독

[고척=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롯데 더그아웃의 응원단장은 허문회 감독이다.

클래퍼를 든 채 사인을 내는 허문회 감독.

클래퍼의 요란한 '짝짝짝짝짝' 소리가 조용한 고척돔에 메아리친다. 애국가가 끝나고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허문회 감독의 응원전이 시작된다.

젊은 선수들보다 더 격렬하다. 선두타자 정훈의 2루타에 허문회 감독의 클래퍼가 춤을 춘다. 전준우의 선제 1타점 적시타가 터지자 더 빠르고 강력한 진동이 울려 퍼진다. 도루 실패 후 들어오는 전준우에게 격려의 '짝짝짝'도 잊지 않는다. 작전지시 사인도 클래퍼를 그대로 들고 한다.

롯데 선발투수 노경은의 스트라이크와 아웃카운트 하나하나에도 허문회 감독의 클래퍼 응원이 빠지지 않는다. 적어도 1회는 '허문회 타임'이다. 감독의 엄숙함이나 권위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키움 응원단의 앰프 소리에 뒤지지 않는 허문회 감독의 클래퍼 소리가 기선을 제압했다.

2020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허문회 감독이 '짝짝' 소리가 나는 응원도구를 흔들며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9.15

치고 빠지는 전략도 당연히 필요하다. 9이닝 내내 요란할 순 없다. 허 감독의 나이도 있거니와 자칫 심판에게 주의를 들을 수도 있다. 허 감독의 클래퍼 응원전은 짧고 굵게 1회로 끝난다.

지난 7일 롯데 용병 스트레일리가 선수단에 선물한 응원 도구 '클래퍼'가 선수단에 힘을 불어넣고 있는 모양새다. 허 감독도 클래퍼 응원에 푹 빠졌다. 9월 들어 1승 4패로 부진하던 롯데가 공교롭게 7일부터 5승 3패를 거뒀다. 주말 SK와의 2연전 연패가 못내 아쉬울 따름이다.

롯데는 15일 경기에서 키움에 8-5로 승리했다. 롯데의 초반 득점과 벤치의 빠른 투수교체로 거둔 승리다. 공격에서는 정훈의 투런포와 안치홍의 3타점이 빛났다. 6-2로 앞선 4회말 1사 1, 2루. 롯데는 선발투수 노경은을 내리고 불펜을 가동했다. 김건우 김대우 오현택 최준용 구승민이 차례로 8회까지 던지며 키움 타선을 3실점으로 막았다. 9회 김원중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승리를 지켰다. 5위 KT와의 승차는 4경기로 좁혀졌다.

38년 KBO리그 역사에서 쉽게 찾기 힘든 리더십으로 팀을 이끄는 허문회 감독이 5위 싸움을 향한 총력전을 예고했다. 권위를 내려놓고 선수들과 함께 '클래퍼'를 흔드는 허 감독. 그 이면의 승부사적 면모가 발휘될 시점이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잘 하면 잘했다고 '짝짝짝', 실수하면 격려하기 위해 '짝짝짝'

1회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짝짝짝'

롯데 선수들에겐 이제 익숙해진 허문회 감독의 탈 권위적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