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키움전에서 안타를 때려내는 이병규. / 뉴시스


LG 시절 동명이인인 이병규 현 LG 타격 코치와 구분하기 위해 ‘작뱅’이라 불렸던 롯데 이병규(37)는 한동안 통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작년 7월 9일 NC전 이후로는 1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단 8경기 출전이 지난 시즌의 기록이다.

긴 부상의 후유증에 시달리며 회복이 늦었다. 2019시즌이 끝난 뒤에는 은퇴를 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병규는 다시 그라운드에 설 그날을 기다리며 차분히 재활에 매진하고 있었다.

드디어 8월 26일 이병규는 NC와의 2군 경기에 대타로 등장해 2020년 첫 안타를 때려냈다. 허문회 감독이 이병규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전하며 웃었다.

이병규는 9월 1일 1군 복귀전을 치렀다. 작년 7월 9일에 이은 421일 만의 1군 경기였다. 4일 KIA전에선 올해 첫 안타가 나왔는데 솔로 홈런이었다. 8일 NC전에서 나온 두 번째 안타도 홈런이었다. 이병규는 그렇게 장타부터 선보이며 롯데 타선에 힘을 실어줬다.

16일 키움전. 이병규는 복귀 이후 두 번째로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5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2루타를 때려낸 이병규는 6-2로 앞선 7회초엔 1타점 적시타로 7-2를 만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병규는 9월에 홀연히 1군으로 돌아온 뒤 쏠쏠한 활약을 해주고 있다. 올 시즌 타율은 0.237인데 출루율은 4할에 육박하는 0.396이다. 장타율은 0.421, OPS는 0.817로 높다.

이름이 같은 이병규 LG 타격 코치가 나쁜 공도 안타로 만드는 전형적인 배드볼 히터라면 롯데 이병규는 선구안이 좋아 출루율이 높기로 유명하다. 신중하게 공을 고르는 타입이라 볼넷과 함께 루킹 삼진도 많이 당하는 편이다. 이병규는 올 시즌에도 48타석에 서는 동안 볼넷 10개를 얻어냈다. 타석당 볼넷 비율이 20.8%에 달한다.

8월에 14승1무8패를 기록하며 ‘8월에 치고 올라간다’는 이른바 ‘8치올’을 현실로 만들었던 롯데는 이제 ‘음8치올(음력 8월에 치고 올라간다)’에 도전한다. 허문회 감독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기한 음력 8월이 9월 17일부터 시작됐다. 롯데는 이미 15~16일 키움과의 2연전을 싹쓸이하며 음력 8월을 기대하게 했다.

‘가을 야구’로 가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베테랑 이병규의 경험과 타격 실력은 팀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잦은 부상으로 팬들을 걱정하게 했던 이병규는 올해 못 뛴 시간만큼 남은 시즌에 힘을 내 롯데를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려놓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