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인구가 늘어나면서, 퇴행성 척추 질환 환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척추 질환은 ▲만성 요통(허리 통증) ▲디스크 질환 ▲척추관협착증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다행히 척추 질환 치료 분야는 ▲최소 침습 수술 ▲비수술적 치료법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 등이 도입되면서 환자의 치료 부담은 줄고 회복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척추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통증이나 새로운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 ‘척추수술 실패증(Failed Back Surgery Syndrome)’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척추수술 실패증은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의 질환으로 수술을 받았지만, 기대했던 효과를 얻지 못하거나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디스크 중심 부위보다, 척추관에서 신경이 빠져나가는 ‘추간공’ 주변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척추수술 실패증의 주요 원인과 해결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추간공 디스크 질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25일 척추질환 명의인 고한승 힘찬병원 척추클리닉 병원장(신경외과)을 찾았다.

고한승 힘찬병원 병원장(신경외과)이 지난달 19일 척추 유합술을 받은 환자 A씨(74세)의 회복 상태를 살피며 병원 복도를 함께 걷고 있다. 고 병원장은 "고령의 척추질환 환자는 여러 통증 원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경우 수술 자체도 까다롭고 수술 후 통증이 재발할 가능성도 많기 때문에 척추 질환 전문의에게 제대로 치료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박성원 기자

◇추간공 질환 놓치면 수술 후 통증 재발 가능성 커

척추뼈 사이에는 디스크(추간판)가 있고, 그 양옆에는 ‘추간공’이라는 작은 공간이 있다. 이곳은 신경가지와 혈관이 신체 각 부위로 이어지는 ‘터미널’ 같은 공간이다. 추간공은 척추뼈와 관절, 인대 사이 깊숙한 곳에 있다 보니, 추간공 수술은 고도의 숙련도가 요구되는 고난도 수술로 꼽힌다.

고 병원장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는 척추 질환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과거 디스크 앞부분에 주로 나타났던 척추 질환과 달리, 최근에는 척추 양쪽 옆이나 구석진 추간공 주변에 문제가 나타난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척추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통증이나 새로운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 척추수술 실패증 역시 5~7%의 비교적 높은 재수술률을 보이는 척추 질환 난제 중 하나다. 해당 증상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데 ▲수술 부위 불안정 ▲신경 유착 ▲불충분한 감압 ▲재발성 디스크 탈출 등을 주요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과거에는 MRI(영상 검사), 현미경, 의료용 드릴 등 수술 장비 부족으로 정확한 진단 및 치료가 어려운 상황도 많았다. 특히 환자를 정면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척추를 보여주는 ‘관상 영상’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추간공 병변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척추 유합술 수술을 진행하고 있는 고한승 힘찬병원 병원장(신경외과). 고 병원장은 2010년 9월부터 힘찬병원에서 3500여 건의 척추 수술을 집도했으며, 주로 디스크 및 척추관 협착증 수술과 유합술을 시행했다.

◇추간공 접근술로 척추 수술 재발률 낮출 수 있어

추간공에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시하는 ‘추간공 확장술’은 주로 요추(허리뼈) 5번과 천추(엉치뼈) 1번 부위에 시행한다. 이 부위가 허리의 하중을 많이 받아 추간공 협착 발생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척추 질환 수술 시 치료가 필요한 문제 부위에 정확하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기준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추간공 확장술의 경우 엑스레이(X-ray) 촬영을 통해 정확한 수술 부위를 판단한다. 퇴행성 변화가 심한 경우 척추 뒤쪽에 두 개의 뼈가 만나 연결되는 후관절의 변형이 잘 생기기 때문에, 수술 시 뼈 사이 공간을 잘 파악해 집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추간공 확장술은 다른 비수술 치료에 비해 어렵고 집도의의 높은 숙련도가 요구된다.

이런 가운데 척추 가운데로 접근하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옆 근육을 통해 접근하는 ‘추간공 접근술’도 주목받고 있다. 이 방법은 디스크를 많이 제거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척추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고,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추간공의 공간을 확보하기 편리해 신경 압박을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 이런 장점으로 추간공 접근술은 척추수술 실패증의 위험을 줄이고 환자의 장기적인 예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런 추간공 수술은 재발률이 낮고 디스크를 많이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추간공 협착이 진행되면 신경근 압박으로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이럴 경우 대부분 유합술로 치료해야 한다.

고한승 힘찬병원 병원장(신경외과)은 "추간공 확장술은 3~4㎜의 작은 절개로 진행하는 최소침습적 시술로, 시술 후 근 손실 및 상처 부위가 작아, 비교적 다른 시술에 비해 통증도 적고 회복도 빠르다"고 설명했다.

◇척추 수술,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 선택 중요

척추 질환 치료를 할 때 상처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소 침습적 시술과 비수술적인 방법을 선호하는 환자가 많다. 하지만 수술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비수술적 방법을 고집하다 오히려 증상이 더 악화되기도 한다. 또한 환자마다 통증의 원인이 다르고 환자의 심리적 요인이 통증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환자 상태에 맞는 맞춤형 치료가 필수적이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다발성 척추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 계획을 더 신중하고 세밀하게 세워야 한다. 힘찬병원 척추클리닉은 6명의 전문 의료진이 각자 특화된 분야에서 환자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 의료진은 주 2회 모여 수술 환자의 정확한 치료법을 논의하고 수술 노하우를 공유하며 환자의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고 병원장은 “누워서 일어날 때, 앉았다 일어날 때, 누워서 좌우로 돌아누울 때 허리 통증이 심하다면, 신경외과 전문의에게 정밀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척추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