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삶의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빨라졌다.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진료 방식, 수술 기법, 회복 과정까지 의료계 전반에서도 ‘빠름’이 하나의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다. 물론 빠른 것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 빠르다는 것은 단지 속도만이 아니라, 그만큼 정확하고, 효율적이며, 환자의 삶을 더 빨리 정상으로 되돌려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발 수술, 더 이상 오래 걸리는 치료 아냐
족부 질환은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일상생활 속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 족저근막염, 지간신경종, 아킬레스건염, 발목 인대 손상, 발목 연골 손상 등 대표적인 질환만 해도 여러 가지다. 그러나 발은 우리 몸의 2%에 불과한 작은 기관이다 보니, 이런 질환들이 흔히 가볍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조금 불편하지만 참을 만하다”,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병원을 찾지 않고 방치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족부 질환일수록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신속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은 심해지고, 구조적인 변형이나 이차적인 손상으로 이어져 치료가 더 복잡하고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추구하는 치료의 방향은 명확하다. 수술 시간 최소, 입원 기간 최소, 회복 기간 최소, 외래 방문 최소다. 환자가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물론 모든 환자에게 수술을 권하는 것은 아니다. 비수술적 보존 치료,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약물치료, 맞춤형 깔창 등의 보존적 치료를 먼저 고려한다. 시간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거나, 이미 구조적인 손상이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될 수 있다.
많은 환자들이 수술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족부 수술은 더 이상 오래 걸리는 치료가 아니다. 필자가 시행하는 대부분의 족부 수술은 약 20분 내외로 진행되며, 당일 수술 후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숙련된 기술과 최소침습 수술 기법을 통해 출혈을 줄이고, 조직 손상을 최소화해 수술 후 통증도 훨씬 덜하다. 경우에 따라 수술 다음 날부터 목발이나 특수 신발을 착용하고 바로 보행이 가능하기도 하다.
입원 기간 역시 짧다.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1∼2일 이내에 퇴원할 수 있으며, 이후에는 외래 방문을 최소화하여 회복 과정을 관리한다. 직장이나 가정생활로 바쁜 환자들에게는 치료 기간이 짧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발이 보내는 작은 신호 놓치지 말아야
의료는 이제 단순히 병을 ‘고치는’ 것을 넘어, 환자가 정상적인 삶으로 얼마나 빨리 돌아갈 수 있는가를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항상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최적의 시점에, 최적의 방법으로 치료하고자 한다. 발과 발목은 우리 몸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다. 발은 하루 7000번, 일 년 250만 번 체중을 받아낸다. 작은 통증이라도 반복되면 무릎, 허리 등 신체 전반에 문제를 일으킨다. 지금 발바닥이 유난히 뜨겁거나, 아침 첫발이 유리 조각처럼 아프거나, 신발 속 엄지 옆이 늘 붓는다면 ‘조금 지나면 낫겠지’라는 생각 대신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작은 발 한쌍이 몸 전체를 떠받친다. 그 발이 보내는 미약한 신호를 놓치지 말자. 빠르게, 정확하게, 안전하게 치료를 서두르는 것이 결국 가장 빠른 치유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