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더위가 예사롭지 않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들며 때 이른 무더위가 시작됐다.이 시기가 되면 전립선 비대증으로 고생하는 중년 남성도 늘어난다.기온이 올라 갈증이 나지만, 밤에 화장실을 자주 가는 것 때문에 물을 마음 편히 마실 수가 없기 때문이다.문제는 이런 습관이 몸을 탈수 상태로 몰아가 소변을 더 진하게 농축시킨다는 것이다.진한 소변은 노폐물과 염분 등이 많이 섞여, 방광에 소변이 조금만 차도 쉽게 예민하게 만들고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불쾌한 통증을 느끼게 한다.
◇배뇨 장애 방치하면 합병증으로 방광, 신장 손상 우려
전립선 비대증은 중년 이후 남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환으로, 전립선이 커져 소변이 지나는 요도를 압박한다. 이에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배뇨가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을 오래 방치하면, 방광 기능이 약해지고 요로 감염이나 방광 결석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대한비뇨의학회가 50~70대 남성 500명을 조사한 결과, 전립선 비대증을 진단받은 사람 중 절반 이상(52%)이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 또는 ‘참을 수 있는 수준’이라는 이유로 치료를 미루고 있었다.
전립선 비대증으로 요도가 압박받으면, 소변이 원활하게 나오지 않아 아랫배에 힘을 많이 주게 된다. 소변을 볼 때마다 방광에 힘을 주면서 방광 벽이 두꺼워지고, 원래 크기로 되돌아오려는 방광의 수축력이 손실된다. 이는 소변이 차오르고 배출되는 모든 기능적인 과정에 문제를 일으켜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도 요도가 막혀 잘 나오지 않는 급성요폐로 이어진다.
소변이 방광에 고여 배출되지 않으면, 방광은 평소 500mL에서 1500mL 이상으로 늘어나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급성요폐가 발생한다. 또 결석이 생기기 쉽고, 이 결석이 소변 길을 자극해 통증과 혈뇨를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요로 감염이나 신우신염 같은 2차 합병증 위험이 커지고, 심할 경우 신장 손상까지 초래할 수 있다.
미국 비뇨기과학회에서도 전립선 비대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70세 이상 급성요폐 발생률이 40대보다 약 22배 높기 때문에 고령층일수록 전립선 비대증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전립선 커질수록 성기능 떨어져…좌욕했더니 배뇨장애 82% 호전
전립선 비대증으로 교감신경이 과하게 활성화되면, 혈관이 수축해 피가 잘 돌지 않아 발기부전이나 성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국제적으로 진행된 ‘고령 남성 건강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립선 비대증 증상을 겪는 남성의 약 46%가 성기능 문제를 호소했으며, 특히 배뇨 이상 증상이 심할수록 발기부전이나 사정 장애가 동반되는 비율이 높았다.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는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외출을 꺼리는 등 스스로 고립되는 삶을 선택하게 한다. 이런 이유로 전립선 비대증 환자 중 일부는 비대해진 전립선을 절제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수술을 받지만, 조직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아 수술 후 5년 이내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에 비뇨 전문가들은 전립선 비대증 개선을 위해 온열 좌욕을 추천한다. 좌욕은 독소와 노폐물을 제거해 지방 배출을 원활하게 하며, 따뜻한 기운이 괄약근의 경직을 풀어 치질을 예방하고 통증을 줄여준다. 또한 좌욕과 함께 케겔운동(골반바닥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해주면 전립선 바로 밑에 있는 요도괄약근을 단련시켜 줘 배뇨장애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실제로 한국전립선관리협회에 따르면,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2주간 매일 좌욕을 한 결과 야간 빈뇨는 82%, 절박뇨 증상은 71% 호전됐다. 이런 ▲전립선 비대증 ▲요실금 ▲치질을 비롯한 배뇨 및 항문 관련 질환은 노화로 인해 점점 심해지기 때문에 좌욕이나 온열요법 등을 이용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