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025 서울모빌리티쇼’는 롯데그룹이 앞으로 어떻게 변신할지 한눈에 보여주는 무대였다. 롯데 화학군(롯데케미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인프라셀), 롯데이노베이트,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이 참여해 친환경 에너지, 자율 주행 등 그룹 미래 사업을 종합적으로 소개한 것이다.
롯데는 ‘엘 모빌리티 파노라마(L. Mobility Panorama)’란 주제로 롯데의 미래 성장 동력인 친환경 에너지 기반 모빌리티 시스템을 한눈에 담았다. 배터리 핵심 소재 및 모빌리티 내·외장재 실물과 이브이시스(EVSIS) 전기차 충전기, 배송 로봇, 수소를 통해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롯데는 여기에 AI(인공지능)·바이오까지 더해 유통 중심 기업에서 기술력을 겸비한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는 게 목표다.
우선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룹 전 영역에서 AI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주된 개발 분야는 구매∙생산, 영업, 마케팅, 고객관리 4가지 영역이다. 롯데 화학군은 지난해 구매∙생산 분야에서 AI 적용을 늘리며 업무 역량을 향상시켰다. 롯데케미칼은 AI가 고객이 원하는 색상 조합을 찾아내는 ‘합성수지 컬러 매칭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개발해 하루 생산성을 높였다. 롯데정밀화학은 원자재 시황 분석과 계약 단가 예측 시스템을 구축해 비용 관리와 원료 수급에 효율성을 더했다.
그룹 AI 플랫폼 활용 범위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 ‘아이멤버’는 그룹 내에서 월평균 15만회 이상 쓰이고 있다. 외부 생성형 AI를 보안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대외 서비스도 출시해 지난 4월 IT 설루션 기업 6사와 서비스 공급 계약을 맺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자회사 ‘칼리버스’를 통해 메타버스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CES 2025에 참여해 칼리버스에 적용된 AI 기술을 선보였다. 칼리버스 플랫폼 안에선 현실과 다름없는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광활한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빌딩, 나무, 풀잎 하나하나에 AI 기술이 활용됐다. VR 디바이스, 3D 안경 등을 통해 K팝 공연 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하기도 했다.
롯데이노베이트의 자회사 이브이시스(EVSIS)는 CES에서 전기차 충전기의 핵심 부품인 파워모듈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인 솔루엠과 해외 전기차 충전 시장 사업 전개를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브이시스는 완속부터 초급속까지 충전기 전 라인업을 보유한 전기차 충전 플랫폼 전문 기업으로, 충전기 설계 및 제조부터 운영과 유지 보수까지 충전 산업 전반에 걸친 역량을 갖췄다. 이번 협약을 미국 시장에 더 적극 진출할 예정이다.
바이오 분야에선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작년 7월부터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바이오 캠퍼스 1공장을 짓고 있다. 2030년까지 인천 송도에 3개의 메가 플랜트를 조성하고,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36만L로 갖출 예정이다. 국내에 1개의 플랜트당 12만L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며,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 의약품 시설도 추가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약 4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 의약품 제조 경쟁력을 갖춘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