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석파정 서울미술관이 6월 초 종료 예정이던 기획전 ‘아트 오브 럭셔리’의 전시 기간을 오는 7월 13일까지 연장했다.

김환기, 아침의 메아리, 1965. /서울미술관

서울미술관 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는 ‘럭셔리’라는 단어에 담긴 시대적·철학적 의미를 예술작품을 통해 재조명한다.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부터, 앤디 워홀, 쿠사마 야요이, 이우환, 김환기 등 국내외 대표 작가 18인의 작품 26점이 전시된다. 전시장은 시각과 후각, 청각이 어우러지는 공감각적 공간으로 구성돼 관람객의 오감을 자극한다.

이번 전시는 총 4개의 주제로 나뉜다. 첫 번째 섹션인 ‘Material Luxury(물질적 럭셔리)’에서는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Pumpkin)’, 앤디 워홀의 ‘꽃(Flowers)’ 등 시각적으로 화려한 작품들을 통해 물질적 럭셔리의 극치를 보여준다. 살바도르 달리의 소파, 로버트 인디애나의 조각 등도 함께 선보인다.

두 번째 ‘Spiritual Luxury(정신적 럭셔리)’에서는 절제된 색감과 섬세한 질감의 작품을 통해 비물질적 가치가 럭셔리로 인식되는 현상을 소개한다. 시간, 지식, 자유 같은 추상적 개념이 현대의 새로운 럭셔리로 떠오른다는 해석이 녹아 있다.

도상봉, 국화, 1973. /서울미술관

이어지는 ‘Timeless Luxury(시대를 뛰어넘은 럭셔리)’에서는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를 중심으로,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의 본질을 탐색한다. 마지막 ‘Inspiring Luxury(감각적 럭셔리)’는 전시 공동주최사인 알럭스(R.LUX)가 기획한 공간이다. 글로벌 뷰티 브랜드들의 시그니처 향을 통해 럭셔리를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알럭스는 메모파리, 딥디크, 시슬리, 조말론 등과 협업해 ‘브랜드 존’을 구성하고, 시향 체험, 미니 팝업, 마스터 클래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예술과 상업을 넘나드는 시도가 눈에 띈다.

고영훈, 용이 놀다(왼쪽, 2006)와 달항아리(2015). /서울미술관 제공

서울미술관은 전시 관람객을 위해 현장에서 무료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한다. 흥선대원군 별서(別墅·농장이나 들이 있는 부근에 한적하게 따로 지은 집) ‘석파정(石坡亭)’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15인 이상 단체 관람객에는 사전 예약을 통해 고품격 해설 프로그램 ‘아트패스’를 운영한다. 수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월·화요일은 휴관이다.

서울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과 럭셔리의 만남을 통해 예술의 지평을 넓히는 의미있는 시도”라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서울미술관에서 더 많은 관람객들이 예술을 친근하게 경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입장료는 성인 2만원, 학생 1만5000원이다. 65세 이상과 국가유공자 등은 우대 요금이 적용된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