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허리 통증, 다리까지 느껴지는 저릿한 감각, 몇 발자국도 걷기 힘든 하루하루. 이런 증상을 견디다 못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매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런 증상의 주원인으로는 ▲척추관 협착증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 ▲척추 유착성 질환 그리고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 등이 꼽힌다.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대표원장은 다양한 척추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추간공 확장술’이라는 시술법을 개발했다.
추간공 확장술은 기존의 ‘꼬리뼈 접근법(in-out)’ 방식 외에도 ‘추간공 접근법(out-in)’ 방식으로 양방향으로 함께 적용해 신경이 지나가는 좁아진 통로를 물리적으로 넓히고, 염증 유발 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해 증상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치료법이다.
추간공 확장술은 다양한 척추질환 치료를 위해 척추질환의 핵심 병소인 추간공에 주목한 시술법이기도 하다. 척추뼈 사이에는 디스크(추간판)가 있고, 그 양옆에는 ‘추간공’이라는 작은 구멍이 있다. 추간공은 신경가지와 혈관이 신체 각 부위로 이어지는 ‘터미널’과 같다. 하지만 노화나 손상으로 뼈가 어긋나거나 뼈와 인대가 두꺼워지거나 디스크가 탈출하면, 이 추간공의 공간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한다.
박 대표원장이 말하는 추간공 확장술의 척추 질환별 치료 원리는 다음과 같다.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노년층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으로, 신경다발이 지나는 척추관 또는 신경가지가 지나는 추간공 내 공간이 좁아져 신경이 눌리며 통증이 발생한다. 추간공 확장술은 특수 키트(한·미·일 특허 등록)로 옆구리 방향에서 직접 접근 후, 내·외측 인대 일부를 절제해 공간을 확보해 신경 압박을 해소한다.
허리디스크(디스크 탈출증)는 파열·탈출한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기존 시술법처럼 전방부의 디스크를 제거하거나 소각하지 않고, 반대편 추간공의 후방부 인대를 절제해 신경 압박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다. 그 결과, 자발적인 디스크 흡수를 유도해 통증을 완화한다. 특히 디스크를 오래 보존할 필요가 있는 젊은 층 환자에게 유리한 방법이다.
척추 유착성 질환(섬유성)은 손상된 디스크나 연골에서 나오는 염증 유발 물질이 추간공에 미세하게 얽힌 인대와 신경 주위에 유착을 일으켜 통증을 유발한다. 추간공 확장술은 내·외측 인대 절제와 유착 제거로 염증성 물질이 배출될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든다. 2단계 접근법(1단계 꼬리뼈 접근법과 2단계 추간공 접근법)으로 숨어있는 병소까지 정밀하게 공략할 수 있다.
수술 후 통증 증후군(수술성 유착)은 기존 척추 수술로 남은 경화성 유착 등으로 인해 통증이 재발하는 경우다. 꼬리뼈 접근만으로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추간공 접근법을 활용하면 수술 마디의 윗마디까지도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치료 가능한 범위가 넓은 편이다.
박 대표원장은 “시술은 3~4mm의 절개와 부분 마취로 한 마디 기준 20분 내외로 진행된다. 근육 손실이나 흉터가 거의 없고,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 간질환 등의 기저질환이나 고령으로 전신마취가 어려운 환자도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며 “확보된 공간이 단지 물리적인 신경 압박 완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염증 유발 물질을 밖으로 배출하는 생화학적 치료에도 동시에 활용돼 다양한 척추질환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즉 시술 부담은 적고 적용 범위는 넓어 보존 치료와 수술 사이의 공백을 메우는 데 적격인 비수술적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