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경북 포항에 거주하는 A씨(21)는 군 복무 후 예기치 못한 화재 사고를 겪었다. 자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전신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것이다.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고 기초생활수급자도 아니었던 A씨에게 치료비는 큰 부담이었다.
이때 A씨는 신한금융그룹과 굿네이버스가 함께 운영하는 ‘위기가정 재기지원사업’을 통해 수술비 4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그는 “현재 서울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으며 재활에 힘쓰고 있다”며 “오랜 병간호로 지친 어머니를 보며 힘들었지만 치료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우리 가족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혜자인 B씨(46)는 이혼 후 세 자녀를 홀로 양육하며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렸다. 최근에는 주거지 이전까지 겹치며 생활이 더욱 막막해졌지만, 위기가정 재기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월세와 자녀 학원비 부담을 덜 수 있었다. 그는 “아이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지원금을 자녀 교육과 양육비에 보탤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2월, 갑작스럽게 폐암 2기 진단을 받은 C씨(54) 역시 이 사업으로 희망을 얻었다. 그는 “가족 생계를 책임지며 열심히 살아왔지만, 병으로 생업을 중단하게 됐고 치료비까지 부담돼 막막했다”며 “항암 치료와 수술비로 저축한 돈을 다 썼지만 지원 덕분에 다시 치료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생계·교육·의료까지…7년간 6000여 가정 회복 도와
고물가 등 경제적 불안정이 심화하는 가운데, 질병이나 사고 등 갑작스러운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공적 지원 시스템은 여전히 부족하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 기준은 중위소득 30~50%이며, 이 기준을 초과하는 가구는 위기 상황에도 정부 지원을 받기 어렵다.
이에 신한금융그룹은 2018년부터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위한 ‘위기가정 재기지원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사업은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까지 지원 대상을 넓혀 실질적인 복지를 실현하고 있다.
‘위기가정 재기지원사업’은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굿네이버스와 손잡고 경제적·사회적 위기에 처한 가정에 생계비, 주거비, 교육·양육비, 의료비, 재해 재난 구호비 등을 지원하며 자립을 돕는 것이 목적이다. 2018년 5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약 7년간 총 6076가구, 1만8637명이 지원받았으며, 일부는 위기를 극복하고 사회에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신속한 지원·모니터링·사후 관리로 ‘재기 가능성’ 높여
이 사업의 강점은 신속성과 체계적인 사후 관리다. 사회복지기관이나 공공기관 등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평균 2주 내 대상자가 선정되며, 발표 후 10일 이내에 지원금이 지급된다. 이후 6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모니터링이 이뤄지며 사후 관리까지 책임진다.
지난해 이용우 건국대 교수팀이 실시한 사업 평가 연구에 따르면, 참여자의 37.2%가 ‘지원 절차의 신속성’을, 31.7%는 ‘만성적 취약계층보다 위기에 처한 가정의 재기 지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사업 참여자들 만족도를 살펴보면, 지원의 ‘신속성’과 ‘재기 가능성 향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민정 굿네이버스 사업운영본부장은 “복지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지역사회 네트워크 기반으로 체계적이고 신속한 지원이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신한금융그룹과 협력해 도움이 절실한 가정에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위기가정 넘어서…지속가능한 사회공헌으로 확대
신한금융그룹에서 집중하는 것은 위기가정 지원을 넘어 사회 전반의 취약계층 보호다. 위기가정 재기 지원 사업은 물론 학대 피해 아동의 초기 적응을 돕는 ‘신한-SOL 가드(Guard)’,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위한 ‘보이스피싱제로’ 등 여러 사회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다. ‘신한-SOL 가드’는 쉼터 환경 개선과 심리치료 지원 등으로 지난 3년간 3345명의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 지난해에는 ‘보이스피싱제로’ 사업으로 법률·심리 상담과 생활비 지원을 진행했다. 이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시민들의 일상 회복에 도움이 됐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은 단발적인 지원이 아닌 지속적인 동행이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굿네이버스와 함께 일상의 위기를 겪고 있는 위기가정을 위한 따뜻한 나눔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