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義犬)의 고장' 전북 임실에서 반려동물 문화 축제가 열린다. 임실군은 다음 달 3일부터 5일까지 임실 오수 의견공원 일대에서 ‘제40회 의견문화제와 함께하는 2025 임실N펫스타’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의견문화제는 술에 취해 들판에 잠든 주인 곁에 불이 나자 몸에 개울물을 적셔 불을 끄고 숨진 충직한 개의 설화(고려시대)로 알려진 오수면(獒樹面)의 의견을 기리는 축제다. 1982년 시작해 올해로 40번째를 맞는다.
올해 축제에선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를 맞아 ‘전국 반려동물 패션쇼’, ‘반려동물 토크쇼’, ‘반려동물산업 박람회’, ‘반려동물 이·미용 체험’, ‘반려동물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3일 개막 축하공연에는 가수 손태진·이찬원, 4일 최갑석 가요제에는 가수 김희재 등이 출연한다. 전국 반려동물 패션쇼에서는 개그맨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개성 있는 런웨이를 펼친다.
3~5일 열리는 반려동물 토크쇼에는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과 이웅종 교수, 설채현 수의사가 출연한다. 이들은 반려동물 가족들과 질의응답을 통해 평소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해소해 줄 예정이다. 임실군은 축제 기간 하루 2회 특수견 시범 훈련을 진행하고 반려인과 반려견이 교감할 수 있는 ‘상시 어질리티 존’도 운영한다. 심민 임실군수는 “반려동물과 그 가족들이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임실군은 현재 반려동물 친화 도시를 조성하고 있다. 올해 반려동물 동반 캠핑장인 ‘오수 의견 국민 여가 캠핑장’을 개장할 계획이다. 이 캠핑장은 데크 사이트 구역인 캠핑장A·B, 카라반 사이트 구역 등 3구역으로 조성됐다. 캠핑장A·B 각 구역에는 11개씩 22개의 데크 사이트가 마련됐으며 카라반 사이트 구역에는 3~4대 캠핑이 가능하다. 각 사이트마다 반려동물의 동반 캠핑을 위한 안전 펜스와 쾌적한 캠핑 환경을 위해 그늘막도 설치했다. 반려동물 전용 놀이장과 샤워실도 구비했다.
앞서 2021년엔 국비 15억원을 포함, 사업비 50억원을 들여 임실군 오수면 금암리 1만354㎡에 연면적 876㎡ 규모로 오수 펫 추모 공원을 만들었다. 반려동물 화장로 3기와 추모 시설, 수목장지, 산책로 등을 갖췄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반려인의 심리 치료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임실군은 180억원을 투입해 세계명견 테마랜드 조성 사업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세계 100여 나라의 유명한 애견 동물원과 애견 호텔도 추가로 건립할 계획이다.
한편 오수 의견 설화는 고려시대에 시작됐다. 당시 거령현(임실군 지사면 영천리)에 사는 김개인이라는 인물이 술에 취해 길거리에 누워 잠이 들었는데 들불이 났다. 이때 김개인이 기르던 개가 개울에 뛰어들어 몸에 묻혀온 물로 불을 끄고 주인을 구했다. 결국 이 개는 기진맥진해 숨지고 말았다.
잠에서 깨어난 김개인은 슬퍼하며 견분곡(犬墳曲)을 지어 무덤을 만들어 장사를 지내주고 지팡이를 꽂아 주었다. 얼마 후 지팡이에 잎이 나고 점점 자라 큰 나무가 됐는데, 이때부터 이곳 지명을 ‘개 오(獒)’ 자와 ‘나무 수(樹)’를 합해 ‘오수(獒樹)’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