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병학회에 따르면, 65세 이상 70%가 저체온으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로 ▲손발 저림 ▲수족냉증 ▲관절통 등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증상이 지속되면 관절과 근육 퇴행이 가속화되고,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따라서 나이 들수록 체온을 끌어올려 정상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도비스톡

체온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이다. 체온이 낮아지면 몸의 에너지가 약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져 자연 치유력이 떨어지고, 아무리 쉬어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정태하 연세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체온이 떨어지면 말초 혈액순환이 저하돼 손발 저림, 감각 이상 등이 나타나며 체온이 36도 이하인 사람에게서 암, 당뇨병, 골다공증 등의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체온 1도씩 내려갈 때마다 신체기능 급속히 떨어져

문제는 활동량 부족과 스트레스로 현대인 90%가 저체온 상태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저체온에 관대하다. 정상 체온(36.5도)에서 1도만 낮아져도 우리 몸의 면역력은 30%, 신진대사는 12%가 떨어져 각종 질병에 취약해지고 피로가 쌓인다. 여기서 35도까지 떨어지면 암세포가 몸속에 활개를 치고 돌아다니며, 한계 체온인 34도가 되면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이처럼 모든 질환의 시작이 저체온이기에 온열 치료는 동서를 막론하고 가장 역사가 깊은 자연 치유법이다. 히포크라테스는 “약으로 고칠 수 없는 환자는 수술로 고치고, 수술로 고칠 수 없는 환자는 열로 고치며, 열로 고칠 수 없는 환자는 불치의 환자”라는 명언을 남겼고 중국 전통 의학에서는 온열 자극을 통해 기와 혈의 흐름을 원활하게 했다.

◇몸속 체온 끌어올리는 고주파, 암세포 없애고 만성 통증 줄여줘

암 환자들은 체온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실제 암 환자의 경우 35도 이하의 저체온이 많은데 이는 암세포가 생존을 위해 ‘네옵트린’이라는 물질을 분비해 체온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몸이 찰수록 활개치는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선 체온을 끌어올려야 한다. 고주파 치료는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열을 발생시켜 체온을 높이고 혈액 순환을 촉진해 면역력을 강화해 준다.

고주파로 우리 몸에 열을 가하면 정상세포는 혈관을 확장시켜 체온을 조절하고 기능을 유지한다. 반면, 암세포는 열을 잘 분산시키지 못하고 혈관이 파괴돼 결국 없어진다. 대학병원에서도 실시하는 고주파기기 온열 치료는 열에 약한 암세포의 약점을 공략해, 암세포 주변 조직에 42~45도의 열을 발생시켜 암 조직을 괴사시킨다. 실제 폐암 환자가 고주파 온열 치료를 병행했을 때, 일반 치료만 받은 경우보다 생존율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최근 서울대병원이 4.8년간 추적 분석한 결과, 미세 갑상선 유두암 환자 중 96%가 고주파 절제술로 종양이 99% 이상 사라졌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뇌출혈·심근경색 치료 효과도 있어

온열 요법은 암 이외의 다른 질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당뇨 합병증으로 발가락에 감각이 없던 여성이 고주파 치료로 체온이 상승하고 혈류량이 증가해 말초 신경이 살아났으며, 뇌졸중 수술 후 고주파 온열을 통해 마비된 왼쪽 얼굴이 정상으로 돌아온 사례도 있다. 이렇듯 체온이 오르면 혈액 중의 노폐물이 연소 및 분해되고 혈액을 정화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질병이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몸에 열이 나기 시작하면 우리 몸의 체온조절중추는 반대로 열을 식히기 위해 혈관을 확장 시킨다. 더 많은 혈액이 몸 곳곳을 돌면서 외부 온도와 접촉해 뜨거운 온도를 식히는 것이다. 이렇게 심부열은 인체 면역체계의 활동성을 높여 체내 노폐물을 없애는 데 도움을 준다. 몸에서 열이 나면 몸속, 핏속 노폐물이 연소돼 피가 맑아지는 것이다.

최근에는 통증 의학에도 고주파를 치료에 접목하고 있다. 연골이 손상되면 무릎 관절에 있는 8개의 신경에 통증이 생기는데, 신경을 둘러싼 막을 고주파로 변성시켜 통증을 완화하는 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