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리밸런싱(재구조화)에 나섰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MZ세대(1980년대 초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의 관심사와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며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북미 시장에서는 빌리프, CNP, 더페이스샵 브랜드를 앞세워 젊은 고객의 눈길을 끌 만한 제품을 보강하고 있다. 특히 북미 최대 온라인 플랫폼인 아마존 등 디지털 채널을 먼저 공략한 뒤, 이를 통해 오프라인 채널로 점차 기반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 측은 “지난해 아마존에 진출한 브랜드가 큰 인기를 끌면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올해는 MZ 고객이 선호하는 제품군을 확대하며 오프라인으로 고객 접점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페이스샵의 경우 작년 11월 말 진행된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서 미감수 라인이 좋은 반응을 얻으며 전년 대비 매출이 148% 늘었다. CNP 프로폴리스 립세린은 아마존의 립버터 카테고리에서 약 6개월간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빌리프는 대표 상품인 아쿠아 밤을 잇는 아쿠아 밤 아이 젤이 인기를 이어가 브랜드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일본에서는 주요 유통 채널에서 브랜드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23년 하반기 일본 시장에 진출한 색조 브랜드 VDL과 글린트, 프레시안은 온라인몰에 이어 오프라인 매장에도 입점했다. 오랄케어 브랜드 유시몰은 작년 9월 일본 대표 이커머스 채널 큐텐의 ‘메가와리’ 행사에서 ‘일상 카테고리’ 누적 판매 금액 1위에 올랐다. 이 기간 유시몰 대표 제품인 퍼플 코렉터 치약은 총 3만5000개 판매됐고, 유시몰 전체 브랜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0% 이상 성장했다. 올해는 색조 브랜드 힌스, 더마 화장품 CNP를 중심으로 실적을 개선할 계획이다.
중국 시장에서는 더후 브랜드의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 이후 불황에 빠진 중국 내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후를 리브랜딩하고 있다. 더후는 2023년 중국 상하이에 이어 지난해 서울에서 2년 연속으로 대규모 글로벌 론칭 행사를 개최했다. 작년 7월 새로운 모델로 배우 김지원을 발탁하며 리브랜딩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 결과 더후 비첩 자생 에센스가 출시 후 약 16년 만인 작년 6월 말 판매 1000만병을 돌파했다.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에서는 더후가 MZ세대가 많이 찾는 더우인(틱톡)에서 럭셔리 화장품 부문 판매 1위에 올랐다.
이 밖에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더페이스샵과 피지오겔 브랜드의 온·오프라인 접점을 확장하고,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시장으로 현지 진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국내외 이커머스 채널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는 한편, 전 세계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