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앞줄 오른쪽에서 둘째)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앞줄 오른쪽 첫째) 그룹 부회장이 작년 CES 2024 두산 부스에서 소형모듈원전(SMR) 설비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두산그룹 제공

올해 창립 129주년을 맞는 두산그룹은 ‘변화 DNA’를 바탕으로 200년 기업을 준비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큰 차세대 에너지 사업, 첨단 미래 기술을 적용한 기계·자동화 사업, 반도체·첨단 소재 사업이 중심이다.

더불어 주요 사업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기술 발전 속도로 볼 때 향후 기업 활동의 모든 분야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두산 고유의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SMR, 수소, 로봇에 AI까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퓨얼셀은 무탄소 에너지 핵심 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사업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청정 전기 생산을 위한 대형 원전, SMR(소형 모듈 원전), 수소 터빈, 해상 풍력 등 무탄소 발전 주(主)기기 경쟁력을 높이며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SMR 시장에선 ‘글로벌 SMR 파운드리(생산 전문 기업)’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약 70여 종의 SMR이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가 2019년부터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 뉴스케일의 SMR 모델은 2020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 인증 심사를 사상 처음으로 통과했다. 2023년에는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와 지분 투자 및 핵심 기자재 공급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고, 작년 말에는 미국 테라파워와도 SMR 주기기 제작 검토 및 공급권 확보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체코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는 대한민국의 유럽 원전 시장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두산스코다파워는 최종 계약을 앞둔 체코 두코바니 원전에 들어가는 증기 터빈을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다. 세계 다섯 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한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소 가스터빈 개발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세계 전력의 약 23%를 생산하는 가스발전 연료를 수소로 전환할 경우,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반도체·신소재 사업도 확대

두산은 기계·자동화 분야와 반도체·신소재 사업 등 첨단 사업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두산밥캣은 작년 CES에서는 업계 최초로 AI 기술을 적용한 무인 전기 굴절식 트랙터 ‘AT450X’를 공개했다. AT450X가 좁고 비탈진 포도밭(와이너리)을 무인으로 주행하는 영상이 큰 주목을 받았다. 협동 로봇 제조 기업 두산로보틱스는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제공하는 협동 로봇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 최다 라인업과 사용 편의를 위한 직관적 사용자 환경을 갖추고 있어 2018년부터 줄곧 국내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두산이 2022년 인수한 두산테스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카메라 이미지 센서(CIS) 등 시스템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분야 1위 기업이다. 작년에는 이미지센서 후공정 전문 기업 ‘엔지온’을 인수 합병하며 외형 확장에도 나섰다. 엔지온은 이미지센서 반도체 후공정 전문 기업으로, 반도체칩 선별 및 재배열, 웨이퍼 연마 등 반도체 후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실리콘 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의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두산테스나와 사업 시너지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