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AI(인공지능)를 사업에 적극 도입하고, 메타버스∙바이오 등 신사업에 투자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내수 시장 침체 속에서 해외 시장 진출도 가속화한다. 특히 인도·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 투자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AI·메타버스…신사업 발굴
롯데이노베이트는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플랫폼 ‘아이멤버(Aimember)’의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작년 12월 ‘아이멤버’를 대외 서비스가 가능한 SaaS(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출시, 롯데그룹뿐만 아니라 타 기업에서도 ‘아이멤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회의록 자동 생성 기능을 추가했다. 회의에서 나오는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 회의록을 생성하고 등록된 이메일을 통해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다.
롯데그룹은 작년 전 계열사에 대홍기획이 개발한 마케팅 전용 올인원 인공지능(AI) 시스템 ‘에임스(AIMS)’도 도입했다. 자료 검색, 데이터 분석, 광고 콘텐츠 제작 등 87가지 맞춤형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에임스는 다양한 AI 기능들을 통해 롯데 그룹사 내 마케터들의 업무 혁신을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메타버스·전기차 충전기 같은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자회사 칼리버스를 통해 메타버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 참여, AI 시대에서 가속화될 메타버스 비전을 제시했다. VR(가상현실) 기기, 3D(3차원 입체) 안경 등을 통해 각종 공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전시를 선보였다. 롯데이노베이트의 자회사 이브이시스는 올해 CES에서 솔루엠과 해외 전기차 충전 시장 사업 전개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충전기에 솔루엠의 파워 모듈을 탑재해 인증을 얻고, 미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투자 가속화
롯데는 아프리카 진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작년 10월부터 아프리카 가나에서 ‘지속 가능 카카오 원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조달하기 위해 농장의 재배 환경을 개선해주는 사업이다. 세계 2위 코코아 생산국인 가나는 폭염과 병해로 작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는 지속 가능한 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가나 내의 코코아 생산 및 가공, 마케팅 전반을 총괄하는 정부 기관인 ‘가나 카카오 보드’에 카카오 묘목 13만 그루를 전달했다.
인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인도 자회사인 롯데 인디아(LOTTE India)와 하브모어의 통합 법인을 상반기 내에 출범시킨다. 통합 법인을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물류 거점을 통합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지난 2월에는 인도 푸네 지역에 신공장을 준공했다. 인도 남부 지역 진출의 전초 기지로, 롯데웰푸드는 푸네 공장의 생산 물량을 바탕으로 인도 서부 지역 시장 지배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2017년 인도 빙과 업체 하브모어를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인도에 증설한 생산 시설로, 현재 9개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번 신공장 준공은 롯데의 글로벌 식품 사업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하브모어를 인도에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