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가 ‘스마트’해지고 있다. 이필형 구청장의 주도 아래 인공지능(AI)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행정’ 혁신에 나선 것이다. 스마트시티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유럽 선진 도시의 성공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있으며,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구민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했다.

◇ 스마트 행정의 중심, AI로 혁신하는 동대문구

동대문구 직원이 지난해 구청에서 개최한 ‘생성형 AI 챌린지’에 참여해 발표하고 있다. /동대문구

동대문구는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2024년 스마트도시 인증’을 획득하며 스마트 행정의 선도 자치구로 자리매김했다. 민선 8기 ‘스마트도시 선포식’을 개최해 스마트도시 조성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다양한 스마트 정책을 펼쳐온 결과다.

동대문구는 ‘동대문 스마트구청장실’을 구축해 빅데이터 기반의 종합상황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55인치 디스플레이 6대를 연결한 대형 DID(Digital Information Display)로 구성돼 재난 안전 상황, 도로교통 현황, 구정 지표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할 수 있다.

동대문구는 행정 효율성과 업무 혁신을 위해 생성형 AI 기술도 적극 도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직원 30명을 대상으로 챗GPT와 감마PPT 유료버전을 지원하고, 50시간의 전문가 교육을 실시했다. 뒤이어 개최한 ‘2024 생성형 AI 챌린지’에서는 민원응답 챗봇, 홍보영상 제작, 정산 자동화 등 창의적인 AI 활용 방안이 쏟아져 나왔다.

앞으로 동대문구는 ‘AI 동대문 혁신위원회’를 출범해 AI 기술의 도입과 활용을 체계화할 방침이다. 또 부서별 AI 경진대회와 주민 대상 AI 프롬프트 경진대회를 통해 스마트 행정과 스마트 도시 구현을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AI 동대문 혁신 전진대회’(가칭)를 열어 AI를 활용한 혁신 사례를 공유하고 행정에 적용하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 유럽 선진 사례 벤치마킹… ‘탄소중립’ 박차

이필형 구청장이 스페인에서 열린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콩그레스(SCEWC 2024)' 현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동대문구

이필형 구청장은 지난해 12월 해외 우수 사업 벤치마킹을 위해 영국,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 4개국을 찾았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세계 최대 스마트도시 박람회인 ‘스마트 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SCEWC)’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동대문구의 스마트도시 정책과 비전을 소개한 바 있다.

이 구청장은 특히 독일 하이델베르크 반슈타트 단지와 프라이부르크 보봉마을, 프랑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스마트빌딩 기술, 폐기물 처리시설, 순환경제 센터 등을 돌아보며 ‘에너지 효율화 사업’에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과 전통시장이 밀집해 에너지 소비가 많은 동대문구의 특성상 탄소중립 정책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6월에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한국동서발전, 한국에너지공단, 에너지 엑스 등 3개 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도 했다.

동대문구는 냉난방·조명·전열 설비를 고효율 설비로 교체하고, 스마트 디바이스 기반 통합 에너지 관리 시스템과 지능형 자동제어 시스템 마련에도 나섰다. 오는 2030년까지 이어질 이 프로젝트는 경희대, 서울시립대 등 4개 대학과 경동시장 등 8개 전통시장, 1000가구 이상 노후 공동주택이 참여한다. 연간 온실가스 1만841t을 감축하는 것이 목표다.

◇ 구민 삶의 질 높이는 스마트 기술

이필형 구청장(오른쪽)이 관내 설치 완료된 ‘스마트폴’ 현장을 주민들과 살피며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동대문구 제공

동대문구는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구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서울시 통합안전 스마트폴 구축 공모사업에 선정돼 예산 4억원을 확보했다. 이어 7월부터 어린이 보호구역과 학교 주변에 스마트폴 9개를 추가 설치해 총 51개를 운영 중이다.

스마트폴은 가로등, 신호등, CCTV 등 기존 도로 시설물에 첨단 ICT기술을 결합한 기반시설이다.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로를 확보할 뿐만 아니라 각종 시설물을 하나의 기둥에 통합해 도시 미관을 개선하고 설치 비용까지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동대문구는 스마트폴 운영 등 혁신 노력을 인정받아 ‘2024 대한민국 지방자치혁신대상’ 도시혁신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공공 와이파이 품질개선 사업을 완료했다. 배봉산과 중랑천 산책로에 설치된 기존 장비 70대를 최신 5G 장비로 교체해 구민들이 안정적으로 고용량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대비 약 10배 빠른 속도가 특징이다.